
프랑스 통신사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노후화된 조기경보기를 대체하기 위해 추진했던 미국산 보잉 E-7 ‘쐐기매’ 조기경보기 공동 구매 계획이 사실상 중단됐다. 네덜란드 국방부는 11월 13일, 미국이 해당 계획에서 탈퇴한 이후 연합국들도 구매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토는 2023년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방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잉 E-7 조기경보기를 6대 구매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나토 국가들이 추진한 최대 규모의 공동 무기 구매 계획 중 하나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올해 7월 돌연 계획에서 발을 빼면서, 6개국으로 구성된 조달 연합은 사실상 추진을 종료했다.
네덜란드 국방부의 헤이스 티인만 국무비서관은 미국의 탈퇴가 유럽 산업 기반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더욱 분명히 드러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례는 유럽이 스스로의 방위산업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일깨워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지원 신뢰성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유럽 각국이 자국 제조사 중심의 방산 전략을 강화하려는 흐름과 맞물린다는 평가다.
현재 나토가 운용 중인 조기경보기 부대는 독일 겔렌키르헨 나토 공군기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획득한 정보는 나토 32개 회원국 간에 공유된다. 기존 기체들의 복무 기간은 2035년에 종료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나토는 대체 플랫폼 선정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나토 사무총장 마크 뤼터는 “우리는 차세대 조기경보기 체계를 결정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