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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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들어 중국 본토의 결혼 등록 건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며,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어두운 흐름을 보이던 인구 구조에 희망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월 6일 보도에서, 2025년 1~9월 중국 본토의 결혼 등록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 민정부(民政部)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515만 쌍 이상이 혼인 신고를 마쳤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약 475만 쌍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번 증가세가 중앙 및 지방정부의 결혼 장려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중국 인구문제학자 **허야푸(何亚夫)**는 “올해 결혼 건수 회복의 핵심 요인은 5월부터 시행된 새 혼인등록조례 개정안”이라고 평가했다. 새 제도는 혼인 신고의 전국 통합 처리를 허용하며, **혼인증명서 발급 시 거주지 제한(입본 제도)**을 폐지했다. 허 교수는 “이 정책이 타지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결혼 절차를 크게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의 결혼 등록 수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결혼 적령기 청년 인구의 축소, 높은 주거비와 경제적 부담, 결혼·연애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신규 결혼 건수는 약 610만 건으로 198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세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결혼 장려 정책을 추진해왔다. 현재 '전국 29개 성(省)'에서 법정 결혼 휴가 3일을 초과하는 연장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30일의 결혼 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혼인 신고 부부에게 현금 보조금이나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 지방 정부들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관광지·음악제 현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결혼 등록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상하이의 한 지역에서는 야간 결혼증명서 발급 체험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리팅(李婷) 중국 런민(人民)대 인구·건강학원 교수는 “이 같은 정책은 젊은 세대에게 더 긍정적인 결혼 문화와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새로운 등록 방식은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추억과 의식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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