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월 4일 보도에서, 월가의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향후 몇 년간 중국 본토, 홍콩, 일본, 인도가 국제 투자자들의 새로운 자금 유입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글로벌 자본이 비(非)달러 자산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는 4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금융총수 투자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경제 중 하나”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글로벌 자본은 중국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3일 개막해 사흘간 진행되었으며, 전 세계 금융계 리더 300여 명이 참석했다. 솔로몬은 “시장: 추세, 기회 및 위험”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에서 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시장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올해 들어 홍콩의 대표 주가지수인 항셍지수는 35% 급등해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중국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은 것으로, 특히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올해 초 저비용·고효율 AI 모델로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기술주 전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홍콩 증시의 일평균 거래액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1~9월 평균 거래액은 2,564억 홍콩달러(약 3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었다. 솔로몬은 “딥시크 현상처럼 단기적 자극이든, 장기적 관점이든 현재 중국 주식은 전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의 테드 픽 최고경영자도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의 보상 메커니즘과 분산 투자 전략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은 여전히 풍부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 로봇, 전기차, 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에 종사하는 중국 기업들이 홍콩을 통해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홍콩의 신규 상장 기업 수는 66개로, 총 232억 7,000만 달러를 모집해 전년 대비 220% 급증했다.
자본그룹의 마이크 지틀린 회장 겸 CEO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차 비달러 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아시아 시장으로 자본을 유도하고 있다”며 “중국, 일본, 인도, 홍콩은 서로 다른 성장 경로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글로벌 자금의 주요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의 량펑이 행정총재는 “올해 아시아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보였다”며 “밍성 아시아태평양 지수가 20% 이상 상승했는데, 이는 중국 본토와 홍콩, 인도, 일본, 동남아 시장의 강한 반등이 이끌어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테드 픽 역시 “아시아는 지금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중국·홍콩·일본·인도 시장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함께 하나의 ‘아시아 성장 서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