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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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이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핵심 광물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캐나다의 주도로 26개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발표되며, G7은 ‘광산에서 자석까지 이어지는’ 완전한 서방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G7 회원국 에너지 장관들은 10월 31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회의를 마치고 첨단 기술 산업에 필요한 금속과 희토류 자원 관련 26개의 프로젝트를 공동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 조치에 맞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비시장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G7 의장국인 캐나다의 에너지부 장관 조너선 호지슨은 “이번 계획은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겠다는 G7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며 “우리는 광산에서 자석 생산까지 연결되는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진지하게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러한 체계가 서방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에 총 14억 캐나다달러(약 13억 싱가포르달러)에 달하는 25개의 신규 투자 및 협력 협정을 발표했다. 퀘벡주에는 항공우주 및 군수 산업용 알루미늄 합금 재료 생산을 위한 스칸듐 생산 시설을 신설하고, 온타리오주에는 희토류 정제 및 처리 시설을 확충한다. 또한 캐나다 정부는 향후 자동차 및 방산 산업용 핵심 광물 비축을 위한 세 가지 자원 비축 계획을 마련 중이다.

캐나다는 호주와도 핵심 광물 분야 협력에 관한 공동 의향서를 체결했다. 호지슨 장관은 “핵심 광물이 점점 더 지정학적 압박 도구로 활용되는 상황에서, 동맹국과 함께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자원 안보와 나토(NATO) 기여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협정에 공식 서명하지 않았지만, 미국 에너지부 장관 리사 라이트는 회의에서 “미국과 G7 동맹국들은 중국의 희토류 영향력에 맞서는 데 완전히 뜻을 같이한다”며 “회원국 간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중국이 비시장적 수단으로 다른 국가들을 생산망에서 배제해온 만큼, G7도 정부 보조금이나 구매 보증 등 유사한 전략적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무장관 베센트는 중국의 희토류 공급 차단 위협을 “심각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치는 오히려 전 세계를 경계하게 만들었다”며 “미국은 향후 12~24개월 내에 신뢰할 수 있는 대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희토류 공급을 무기화한 이후, 글로벌 반응이 예상보다 강했고, 이는 베이징 지도부를 다소 놀라게 했다”며 “중국이 과거의 방식으로 시장을 통제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G7의 이번 조치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한 직후 발표됐다. 미국과 중국 정상은 전날 부산에서 회담을 갖고 희토류 수출 통제와 관련한 잠정적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G7의 결정이 단기적으로 중국의 공급망 전략에 직접적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서방의 핵심 광물 자립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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