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문부과학성이 7월 31일 발표한 ‘2024년도 경년 변화 분석 조사’에 따르면, 일본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학년생의 국어·수학·영어 등 전 과목 평균 점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조사 이후 3년 만의 결과로, 모든 과목에서 일제히 성적이 낮아진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6학년 3만 명과 중학교 3학년 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점수는 500점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국어 평균 점수는 489.9점으로 전회 대비 15.9점, 수학은 486.3점으로 20.9점 하락했다. 중학교 3학년은 국어가 499.0점으로 12.7점, 수학은 503.0점으로 8.0점, 영어는 478.2점으로 무려 22.9점이나 떨어졌다.
문부과학성은 “이 정도의 폭으로 점수가 하락한 사례는 드물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교육계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매우 심각한 결과”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교육사회학 전문가 이즈카 히로아키 미타미여대 명예교수는 “이번 결과는 충격적이며, 학력 저하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며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아동의 학습 시간 감소 ▲기초 지식·기술 습득 부족 ▲가정의 경제력 격차 ▲디지털 환경 변화 등이다. 특히 그는 마지막 요인인 디지털 환경이 성적 저하의 가장 유력한 원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부과학성이 함께 실시한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아이들의 스마트폰 및 게임 사용 시간이 증가하고 교외 학습 시간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업 성취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문부과학성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학습 환경 변화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전문가들은 향후 교육 정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계기로 보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