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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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항공 관제 시스템에서 또다시 심각한 기술 고장이 발생해 여름 휴가철 항공 교통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7월 30일(수요일) 발생한 레이더 시스템 고장으로 런던을 중심으로 한 주요 공항들의 항공편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지연되었으며, 이틀 동안 최소 15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번 고장은 수요일 오전 발생해 4시간 넘게 지속되었으며, 히드로, 개트윅, 에든버러 등 영국 주요 공항이 큰 타격을 받았다. 수요일 하루에만 약 122편의 항공편이 취소되었고, 수많은 항공편이 장시간 지연되며 공항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졌다.

영국 국가항공교통서비스국(NATS)은 이날 저녁 예비 시스템으로 전환하여 항공 관제 기능을 복구했다고 밝혔으며, 이후 시스템은 정상 가동되어 전체 용량을 회복했다. 그러나 여진은 이어졌다. 항공 데이터 분석 기업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다음 날인 7월 31일(목요일) 오전 7시 30분 기준으로도 영국 각 공항에서 23편의 항공편이 추가로 취소되었다.

이번 사고는 영국의 여름방학 여행 성수기와 맞물려 피해를 더욱 가중시켰다. 수많은 여행객이 발이 묶이며 불편을 겪었고, 항공사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라이언에어의 최고운영책임자 닐 맥마흔은 “NATS가 지난해의 사태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며, NATS 최고경영자 마틴 롤프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실제로 NATS는 2023년에도 영국에서 거의 10년 만에 가장 심각한 항공 관제 시스템 장애를 겪었으며, 당시 수천 명의 승객이 공항에 발이 묶이는 대규모 혼란이 발생한 바 있다. 연이은 기술 장애와 미흡한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향후 NATS의 운영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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