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든지 태어나면서 부터 인생 길을 걷는다.
살면서 길을 앞에 놓고 머뭇거리게 되고 이미 걷고 있는 길을 걸으면서도 가는 길이 맞는지 방황하곤 한다.
자기가 걷는 길은 자기 선택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기에 길을 걷다보면 때로는 길이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쳐 주기도 한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 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신경림 시인의 <길>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당송팔대가 蘇東坡(소동파) 시인은 사람의 길은 정처없는 것으로 덧없는 것으로 자기의 행복은 자기가 느끼기 나름이다고도 노래했다.
“行雲流水(행운유수) 初無定質 (초무정질)”
"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은 애초에 정해진 바탕이 없다." 라고 하였다.
누구도 바다의 고향을 묻지 않는다. 바다의 고향은 강이었고 개천이었고 계곡이었다.
고향이 바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돌아 보면 누구나 자신의 "지나 온 길"’이 보였지지만, 앞을 보고 걸을 때
"가야했던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정처 없는 길이었다.
인생에서 정해진 길이란 없다. 오직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하는 길이 있을 뿐이다.
여하튼 방법은 언제나 내 안에서 찾아야만 한다.
경로를 이탈한 변방의 아웃 사이더에 불과 할지라도, 무의미한 인생이란 없다.
세상의 경로란 것도 세속이 만들어 낸 관습과 문화일 뿐, 모든 인생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고정 불변의 것은 아니다.
모든 꽃이 반드시 봄에 피는 것은 아니다.여름에도 피고, 가을에도 피며 심지어는 겨울이 돼서야 피는 꽃도 있다.
사과 나무와 떡갈 나무가 자라는 속도가 다르듯 저마다 인생의 봄은 서로 다른 법이다.
과거를 돌아 보지 말자. 어차피 세월은 흘러 갔고 구름은 소멸할 뿐이다.
바다에게 고향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새는 날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 것처럼, 나그네는 갈 길이 남아 있을 때 행복하다.
누구나 인생을 순풍에 돛단 듯 순조롭게 살고 싶지만, 돌아 보면 파란 만장한 삶이 훨씬 더 아름답다.
행복이란 목적지에 있지 않고 목적지를 가는 여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오늘도 우리 인생은 그 여정의 한 길목에 서 있다.
김창환 공주대학교 행정학박사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