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오는 음력 5월 5일에 지내는 우리 전통 명절로, 예로부터 수릿날, 천중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왔다.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로 여겨졌고, 이 날을 맞아 사람들은 풍년과 가족의 건강, 마을의 평안을 기원했다.
예전에는 단오가 되면 여성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붉은 색실로 만든 장신구를 몸에 지니며 액운을 막으려 했다. 남성들은 마을마다 씨름판을 벌이고, 아이들까지 나서 널뛰기나 그네뛰기를 즐겼다. 대나무와 오색실로 만든 단오부채나 향기로운 약선음식도 단오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단오 음식으로는 수리취떡이 대표적이다. 찹쌀에 수리취 잎을 섞어 만든 이 떡은 보기에도 푸르고 향긋해 여름철 입맛을 살려준다. 또한 앵두화채나 제호탕 같은 음료는 더위를 이기고 기력을 북돋는 데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강릉에서는 지금도 성대한 단오제가 열린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공동체의 정체성과 전통 신앙, 놀이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유산이다. 대관령 산신과 국사 성황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마당에서는 관노가면극과 줄타기, 무당굿 같은 전통공연이 이어진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 속에서도 단오는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한 해 농사의 무사함을 빌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단오가 전해주는 계절의 기운과 공동체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소중한 가치로 남는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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