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포춘' 지 웹사이트가 4월 2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세계 대기업 연합회가 발표한 최신 조사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 신뢰가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관세 정책과 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전달보다 약 8포인트 하락한 86을 기록했으며, 이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결과다. 소비자들의 향후 경제에 대한 기대감도 급감해,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합회의 글로벌 지표 조사를 담당한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파니 지샤르는 “사업 환경, 고용 전망, 미래 소득 등 모든 주요 기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향후 6개월 내 일자리 감소를 예상한 소비자 비율은 32.1%로, 이는 2007년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향후 소득에 대한 기대치가 5년 만에 처음으로 분명히 부정적으로 전환됐다”며, “경제에 대한 우려가 이제 국민 개개인의 생활 수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비자 신뢰 조사는 전 연령층과 대부분의 소득 계층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중에서도 신뢰 하락 폭이 가장 컸던 집단은 35세에서 55세 사이의 소비자, 그리고 연간 소득이 12만 5천 달러 이상인 고소득 가구였다. 조사 결과는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계층에서 신뢰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요인은 단연 ‘관세’였다. 이들은 관세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은 걱정을 드러냈다. 특히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소비자들의 체감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한편, 세계 대기업 연합회는 오는 5월 27일에 다음 차수의 소비자 신뢰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