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누구나 인생을 살아 가다보면 족적(足跡/足迹)을 남기게 마련입니다.

족적의 사전적 의미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발로 밟고 지나갈 때 남는 흔적. 또는 그때 나는 소리 혹은 지나온 과거의 역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오늘도 누구나 바닷가 모래사장 위를 자신의 길(족적)을 남기고자 저벅저벅 걸어가는 격입니다.

미국인(美國人)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詩人) 로버트 프로스트는 명시 ‘가지 않은 길’에서 이렇게 술회(述懷)했습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을 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결국 새로운 도전의 길이 성공을 보장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길은 목적지(目的地)에 가기 위해서도 존재(存在)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해  떠나기 위해서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길을 간다’ 라는 말보다 ‘ 길을 떠난다’ 는 말은 왠지 낭만적(浪漫的)이거나 애잔하거나 결연합니다. 

결국 우리는 줄곧 길 위에서 길을 물으며 살아가는 겁니다. 

그게 입신양명(立身揚名)의 길이거나, 고행(苦行)의 길이거나, 득도(得道)의 길이거나, 산티아고 길이거나, 바이칼 호수(湖水)의 자작나무 숲길이거나, 동네 둘레길이거나   어떤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리네 인생이 곧 길이요, 우리의 발이  삶입니다.  

결국은 ‘마이 웨이’를 가는 겁니다. 지름길을 택할 것인가, 에움길로 돌아서 갈 것인가 여부만 다를 뿐입니다.

그래서 인생길은 결국은 속도(速度)와 방향(方向)의 문제(問題)라고 합니다. 

지름길로 가면 일찍 이루겠지만' 그만큼 삶에서 누락(漏落)되고 생략(省略)되는 게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애움길과 지름길은 삶에 있어서는 똑같은 사연길입니다.

최선의 궁리끝에 먼길을 질러가고 싶을때 선택하는 본인의 요령에서 나온 길이 지름길이고, 빨리 가고  싶어 안달일  땐 애움길이지만 지나고 보면 모두다 사연길이고 지나온  인생길 입니다. 

그러나 에움길로 가면 늦지만 많은 것을 다양하게 볼 것입니다.  꽃구경도 하고, 새소리 바람소리도 듣고, 동반자와 대화(對話)도 나눌 것입니다 .

사랑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사랑은 차표(車票) 한 장으로 쉽게 가는 지름길이 아니고, 수만 갈래의 에움길을 돌고 돌아서 이루는 것입니다.

여기, 사랑의 신산함을 에움길로 묘사(描寫)한 명시가 있습니다.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나의 생애(生涯)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도전과 실패  도전과 성취 사이에 무수한 길들이 존재합니다.

가는 길들이 지름 길이 아니라 설령 애움 길 일지라도 가다보면 그 길을 좋아하게  되고 결국은 영원한 발자취를 남기게 되어 족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김동진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