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는 3T, Tariff(관세), Trade(무역), Territory(부동산)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천박한 부동산업자 출신의 습관을 못 버리고 앞으로 협박하고 뒷거래로 돈 챙기는 수법을 '거래의 기술'로 포장해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 가자지구의 땅을 탐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가자 지구를 ‘소유’해서, 미국이 폭발물과 무기, 건물 잔해를 책임지고 치우고 이곳에 전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지중해 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220만 명으로 추정되는 가자지구의 전쟁 난민들은 이집트와 요르단과 같은 중동의 인접국가들로 보낸다는 얘기다.
40년 부동산업자의 눈에는 모든 것이 돈으로 보인다. 가자지구를 인종 청소하고 레저타운 만든다는 발상은 2024년 3월 8일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가자지구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220여만 명의 난민을 강제 이주시키면서까지 가자지구를 지중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은 사우디와 요르단, 이집트에게 제대로 된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평화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미국식으로 하겠다고 협상용 협박을 했다는 얘기다. 또 하마스에게는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사우디에게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포기하라는 압력이다.
대통령의 업적으로 '중동 평화'를 만들어 냈다는 업적 욕심과 부동산업자의 사업 본능 합쳐져 만들어낸 무리한 정책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중동의 평화안에 대해 소극적인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을 자극하려는 고도의 협박 전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만약 실행한다면 중동의 극우 단체들의 AI드론에 의한 미국에 “제2, 제3의 9.11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지금 미국의 트럼프정부에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주도했던 “민주주의 가치동맹”은 없다. 오로지 “거래적 동맹”만 있을 뿐이다. 황당한 것은 누가 봐도 독재자의 불법 침공인 러시아의 우크라 침략에 대해 2월24일 UN 안전보장이사회(UNSC)에서 전쟁 조기종식을 위한 결의안이 분쟁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에 돌리지 않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표현도 제외된 안이 미국주도로 제시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주년을 맞아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안은 찬성 10, 기권 5로 채택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가 미국에 동조하고, 미국의 오랜 우방이자 ‘가치 동맹’이라 할 수 있는 영국·프랑스가 여기에 반대해 기권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미국이 러시아와 동업하는 듯한 묘한 광경이 벌어진 것이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취임하면 바로 24시간안에 우-러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터에는 오늘도 피가 흐르고 있다. 가장 주목받았던 외교분야 정책의 헛발질이 길어지면 나머지 모든 정책에서 약발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트럼프의 우-러전쟁 조기종식을 통한 공약이행을 위한 꼼수이자 악수(惡手)다.
세상은 돌고 돈다. 사회주의 원조 할매집 소련은 망했고, 소련 사회주의를 프랜차이즈 한 중국이 세계2위의 경제력을 가지면서 이젠 러시아를 대체한 사회주의 종주국이 되었다. 중국은 소련지도자들의 초상화는 걸어 놓지만 이는 이미 철 지나간 영업허가증을 폼으로 걸어 놓은 것일 뿐이다. 지금 사회주의 세계에서는 중국이 소련 되고 러시아가 중국 됐다.
미국은 70년대 소련을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과 손잡고 소련을 갈라치기 해 힘을 빼 소련을 좌초시켰다. 미국은 중국과 수교하면서 소련과 중국을 분리하는데 성공했고, 군비경쟁에서 국력을 소진한 소련은 갈기갈기 찢어져 러시아로 남았다. 이젠 러시아는 GDP규모로 보면 세계 11위로, 12위인 한국 만한 작은 나라로 전락했다.
중국의 부상을 막아야 하는 것이 급선무가 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러의 사회주의 팀을 갈라치기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크라를 무력침공한 러시아를 미국이 두둔하면서 우크라를 패싱하고 종전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를 지원했던 유럽과 미국의 동맹들, 그리고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는 황당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간여를 막기위해 유럽 나토 동맹에게는 방위비인상을 압박하면서 우-러 종전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손짓을 보내면서 중국과 갈라치기를 할 생각이지만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음흉한 푸틴이 선물만 받고 트럼프의 뒤통수를 칠 가능성이 높다.
중-러관계는 사회주의 종주국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지 군사동맹도 아니다. 중국은 힘이 없을 때 소련에 영토를 빼앗긴 원한이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상대를 앞에 두고는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필요에 의한 전략적 협력은 당근이다.
미국 트럼프의 중-러 갈라치기 전략에 몸값을 올리려는 푸틴은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고, 갑의 위치로 올라선 시진핑은 러시아의 전쟁물자지원과 협력을 하면서 실리를 챙겼다. 5월9일 80주년 러시아 전승절에 시진핑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나타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헛물켜게 만들 가능성 높아 보인다.
전병서 칼럼니스트
중국금융경제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