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위 있은 뒤 계절은 또 봄이 왔으나
마음은 오랜만에 따스한 봄날이네.
푸른 안개, 흰 구름 나무 끝에 일고
초록 잎들은 서풍과 함께
춤추고 있어 싱그러움 짙네.
봄산 따라 숲길 거니는데
숲풀 속 나뭇가지에
삐릭 삐리릭 짹짹짹
새 노래 섞이고 온 산에 새싹들
멋대로 길 덮었네.
싱그러운 봄 향기, 맑은 기운 짙어
발걸음 가볍게 숲풀 뚫고
산봉우리 오르니 하늘 끝없고
봄날 풍경 그림처럼 펼쳐져.
바위 위에 앉아 자연의 아름다움
묘사하다 보니 숲풀 저쪽
석양이 지고 반쯤 핀 꽃나무
석양 속에 묻혀 환희의 봄날
저물려 하네.
우리가 산에 가면 가끔
한적한 곳에 혼자 피어 있는
아름다운 꽃을 봅니다.
그 꽃은 보는 사람 없고,
사람이 없어도 아름답게 향기를 날리며 피어 있습니다.
미모 경쟁도 하지 않고,
향기 경쟁도 하지 않으며,
그냥 혼자 아름답게 핍니다.
삶의 목표는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름답게 사는 것"입니다.
조선 시대 3대 청백리(靑白吏) 중
한 사람이었던 오리(梧里)
이원익 선생께서 일찍이
교훈을 지어 자손에게 주었습니다.
삶의 지향은 항상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을 목표로
삼아 행하고, 처지와 형편은
항상 나보다 아래 있는 사람과
비교하여 행복하게 여기도록 하라.”
는 내용이 참 좋습니다.
그냥 아름답게 사는 것은 자족하며
오늘에 만족하도록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습니다만,
참 쉽지 않은 평생을 수양하는 자세에서만
그러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인 산정 시우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