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현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거행된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ㆍ2차전에서 모두 2-1로 승리했다.
최악의 결과를 피해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가까스로 생존했지만, K리그1 최다 우승(9회)의 주인공인 전북에게는 실패와 같은 시즌이었다.
이와 관련해 당연히 김두현 감독의 리더십과 용병술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
프로축구 K리그1 성적은 3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이른바 외국인(용병) 선수 능력과 기여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와 감독ㆍ코치진 간의 일체감과 응집력, 구단(관할 지자체와 시민)의 지원과 서포터즈의 성원이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
과거 화려했던 전북현대의 성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소방수’ 역할은 물론 팀 재건(닥공 부활)에 앞장서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진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는 페트레스쿠 감독 선임과 선수 영입 작업을 주도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박 디렉터는 “전북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와 잘 어울린다”고 평가했지만, 그의 구상은 1년 만에 물거품이 되었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명장이었지만, 선수들과의 스킨십 부족, 다혈질적인 성격과 조급함은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를 요구하는 경기 운영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보다는 심판 판정에 노골적으로 항의하는 모습은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자극을 주었고, 이는 결정적인 순간에 무리한 파울과 퇴장을 초래하며 차분한 경기 운영에 역행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결국,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국내외 선수 조합과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단번에 정리한다는 것은 어떤 감독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김두현 감독 취임 초기부터 즉각적인 순위 상승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고, 팬들의 조급한 기대는 더욱 심리적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도 외국인 선수의 기량 발휘는 몸값과 달리 여타 다른 K리그1 팀과 비교해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는 애당초 선수 스카우트에 문제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점은 이랜드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랜드는 3명의 외국인 선수가 시종일관 뛰었지만, 전북현대는 티아고 한 명에 불과했다.
특히 취임 초기부터 전북의 반등을 위해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이 중요했으나, 감독의 위상 확립과 팀 응집력에 해가 되는 온갖 소문이 난무했다.
승강 플레이오프 기간에도 후임 감독 지명 문제가 자주 터져 나왔다. 오죽했으면 내성적인 성향의 김두현 감독이 강등이냐 잔류냐는 빅매치를 앞두고 스트레스성 위장병으로 입원했겠는가.
사람(감독)을 택했으면 구단 측도 서포터즈도 의심하거나 흔들지 말고 전폭적으로 밀어줘야 한다는 '용인불의(用人不疑)'의 인사 원칙을 벗어난 행태가 취임 초기부터 빈번하게 발생했다.
전북현대는 일단 구사일생으로 강등을 면했고 ACL2 리그 우승을 위해 고삐를 조여야 하는 상황에서, 내년 전반기 시즌의 결과를 보고 김두현 감독의 경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동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 영입과 함께 김두현 감독이 실제 구현하고자 하는 축구를 동계 훈련에서부터 준비해 다음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전북현대 팀에게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고 평가한 박진섭 전북현대 팀 주장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감독님은 좋은 축구를 하시는 분이기에 우리는 전적으로 믿고 따라가면 다음 시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믿음의 메시지를 구단은 참고해야 한다.
이상기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