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은 전 세계 가죽원단 수요의 70%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토스카나의 장인(匠人)들은 일반적으로 소나 양 등 동물의 가죽에서 털과 지방(fat)을 제거하고 부드럽게 만든 후 가방이나 장갑, 구두 등의 원자재로 사용하거나 해외 각 지역으로 수출합니다.

그런데 동물의 가죽에서 지방을 제거하고, 냄새를 없애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가로, 세로, 깊이 각 5m 정도의 큰 구덩이에 물을 담아놓고 그 속에 참나무, 옻나무, 오리나무 등 주로 떫거나 쓴 맛이 강한 나무들을 잘라서 넣고는 수 개월 동안 기다립니다.

뻘건 물이 우러나오지요.

매우 떫고 쓴 맛이 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장인들은 이 뻘건 물 속에 소며 양의 가죽들을 넣고 또 수 개월 동안을 기다립니다.

장인들이 이런 고단한 작업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기름이 잘 제거되어 부드럽고 질기며 냄새가 나지않는 가죽입니다.

동물의 가죽에서 기름을 제거하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황금손의 머릿 속을 스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저 방법을 사람에게 응용해볼 수는 없는 것일까?

인체의 수많은 난치성 질병들은 대개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반대로 혈액순환만 잘 된다면 아무리 중한 병이라 할지라도 나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혈액이 순환장애를 일으키는 이유의 대부분은 혈액에 소나 돼지 등 동물의 지방(fat) 성분이 과다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방이 뜨거울 때 액체상태로 인체에 흡수된 직후 곧바로 굳어버림으로써 작은 지방덩어리로 되었다가 혈관을 통해 인체 각 부분을 돌아다니면서 미세혈관을 막아버리는 까닭입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tan"의 목적어가 무엇이었겠는지 금방 답이 나오는 것이지요.

바로 "지방(fat)"입니다.

떫은 맛을 의미하는 "tannin"이란 단어를 뜯어보면 ~속(in)을 태운다(tan)는 의미인데 인체의 오장육부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라도 태우면 살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tan"이 태울 목적어는 "지방(fat)" 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 천민 출신의 장인들이 이런 작업을 하는데 이 과정 전체를 통틀어서 "tanning"이라고 부릅니다.

"tanning"을 직역하자면 "태우는 중"이 됩니다.

"떫은 맛"을 나타내는 "tannin"에 인간을 건강하고 장수케하는 비밀이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송명은 의약 전문기자 emmy21@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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