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등 100여 편이 넘는 영화 출연
고향 광안리에 영화제작사 설립

사진=케이매거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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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이 형, 형은 나가. 나가 뒤지기(죽기) 싫으면.” 영화 <해바라기> 속 오태식의 대사로, 수많은 밈을 만들어내며 광고까지 흥행시킨 이 명대사의 주인공 ‘병진이 형’, 그가 바로 배우 지대한이다. 

지대한은 35년 차 배우이자, 영화제작자이다. 올드보이 등 100여 편이 넘은 영화에 출연하며 연극과 영화, TV를 넘나들며 열연을 펼친 연기파 배우, 개성파 배우다.

부산이 고향인 지대한은 자신이 뛰놀던 바닷가 근처에 영화제작사 ‘G브라더스 컴퍼니(G BROTHERS COMPANY)’를 설립했다. 올해 이곳에서 2편의 영화를 크랭크인 한다. 이 중 ㈜한류닷컴과 공동제작하는 <장인과 사위(김명균 감독)>는 자신이 직접 겪은 이야기를 풀어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장인과 사위>에서 치매를 앓는 장인을 돌보는 사위를 연기하는 지대한에게 ‘영화 이야기’와 ‘배우 지대한’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았다.

영화 <장인과 사위>의 배경이 고향인 부산인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저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면서 배우의 꿈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35년 간의 배우 생활 내내 부산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산은 곳곳을 살펴보면 영화의 배경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공간이 많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런 행사를 유치하는 공간뿐만 아니라 영화제작 공간으로도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제가 제작하거나 출연하는 영화는 거의 부산 배경이 많아요. 이번 영화 <장인과 사위> 역시 그런 이유에서 부산에서 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인과 사위>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하던데, 원안에도 이름이 올라있다고?
장인어른이 치매 판정을 받고 한 3년 정도 저희 집에서 함께 지냈습니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장인어른이 기억을 잃어갈 때마다 마음도 아프고, 육체적인 힘듦도 컸죠. 그런데 장인어른과 단둘이 있었을 때를 기억해보면 그렇게 우울하거나 칙칙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걸 코미디로 풀어보자 싶었죠. 흔히 ‘치매’하면 어둡고, 아프고, 슬픈 이야기만 하는데 그러지 말고 밝고, 유쾌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입니다. 제가 제 이야기를 쭉 써서 김명균 감독님께 보여줬고, 그렇게 해서 시나리오가 만들어졌습니다.

극 중 사위 ‘박진기’와 배우 ‘지대한’은 같은 인물인가요?
<장인과 사위>의 주인공은 저랑 조금 다릅니다. 저는 극 중 인물보다 좀 더 단순하고 더 털털하죠. (웃음) 그리고 극 중 인물이 더 착합니다. 많이 착하죠. 저보다 장인어른을 더 잘 케어하고요. 저는 박진기만큼 착하지 않고, 장인어른께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지만 박진기에 비하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배우로서, 영화제작자로서 앞으로의 계획, 꿈이라면?
군대에서 천행군을 갔을 때, 제가 선임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체 길도 없는 여길 어떻게 갑니까?” 하고요. 사람도 전혀 안 다니는, 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곳을 갔거든요. 그랬더니 선임이 “우리가 가는 길이 길이야. 길은 우리가 만드는 거야.” 이러는 거예요. 그때 그 말이 제 가슴 속에 박혀서 아직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제가 영화배우로 35년을 살았고, 영화제작도 하고 있지만 저는 제가 만들고, 제가 가는 이 길이 한국 영화의 어떤 또 다른 좋은 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금 걸어온 길을 열심히 계속 가볼 생각입니다. 제가 만들어나갈 길이 어떤 길이 될지 기대해주십시오.

‘영화제작 메카 부산’을 꿈꾸는 진짜 부산 사나이

현재 지대한은 <장인과 사위>와 함께 <더 버스>라는 작품도 함께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역시 부산을 배경으로 찍은 지대한 주연의 영화 <하우치>도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한창 후반 작업 중에 있다. <하우치>는 우수한 작품성으로 영화제 출품도 예정 중이라고 하니 그의 필모그래피에 조금 더 멋진 한 줄이 쓰여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그리고 ‘부산을 전 세계 영화인들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앞다퉈 찾은 명실상부한 영상제작 메카로 만드는 것’이 소망이라는 그의 바람도 꼭 이루어지길 K매거진도 함께 바라본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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