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어 구사능력, 노동착취. 성차별 문제 대두

베트남 사람들이 국외 취업 박람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베트남 노동,사회 보훈청 제공.
베트남 사람들이 국외 취업 박람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베트남 노동,사회 보훈청 제공.

37세의 베트남 노동자 A는 석 달간 지속한 하루 20시간의 노동과 임금체납과 학대에 가까운 대우에 태국 고용주에게서 도망쳐 나왔다.

몇년 전 말레이시아 일을 갔던 남편이 문제가 생겨 빈손으로 돌아왔고 이때 빚만 7천만 동($3000) 쌓였다. A는 돈을 빌려 중개업자를 통해 국외취업을 알선받았다. 여행 비자로 입국해 고용 계약서 없이 개인 봉제 공장에서 한 달의 4000 동을 받으며 일했다. A는 새벽 6시부터 밤늦게까지 일했지만, 베트남에서 받던 평균 급여 600만 동에 비하면 꿈의 급여였다. 

A가 국외에서 고용 계약서도 없이 일한 베트남 노동자로서의 경험담은 올해 2월 베트남 노동부(ISDS)에서 출간한 ‘베트남 여성 노동자의 여정; 말하지 못한 이야기’라는 책에 고스란히 실렸다.

노동부 장관은 많은 수의 베트남 여성들이 고용 계약서 없이 국외에서 일하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2018년 약 54만 명 정도가 국외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 중 30% 이상이 여성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 연구에서는 주요 5개 성과 도시의 35% 여성이 채무 변제를 위해, 45%는 생활 수준을 높이 위해, 그리고 36%는 집을 짓기 위해 국외에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이 현지 언어를 잘 모른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많은 이들이 착취와 성차별을 받는다.

A가 처음 태국을 방문했을 때 태국어를 전혀 모르는 그녀는 공장에 많은 베트남 사람을 보고 안도했으나  현지 언어를  몰랐던 A는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없었던 그에게 다른 베트남 동료는 방관하거나고의로 잘못된 통역을 전했고, 3개월간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최소 생활비만 겨우 받았다. 게다가 상사는 A를 성희롱했다. 취업 사기라는 걸 알아챘을 때, 이미 모든 짐을 두고 나온 상태였다. 손에 든 건 휴대폰뿐이었다. 

A는 중개소에 연락해 다른 일자리를 요청했다. 새 직장은 식당일이었고 첫 월급의 절반을 수수료로 요구했다. 

이러한 일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많은 베트남 여성은 직장에서 너무 많은 성희롱과 착취에 시달린다.

노동자 B는 남편과 함께 태국으로 취업하러 갔으나 각자 다른 지역으로 갔다. B는 다행히 A와 다르게  온전하게 급여를 받았다. 

한 번은 고용주가 차를 대여해 그녀가 남편을 보러 가도록 도와주었지만, 운전기사가 그녀를 겁탈하려 했다. B는 고용주에게 항의 전화를 했고 운전기사는 길을 잘못들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B는 노동자 C와 배우자가 겪은 것에 비하며 아무것도 아니다. 2010년 이 부부는 태국에 일하러 갔다가 오히려 빚을 지고 왔다. 

화원에서 꽃을 따다 시장에 파는 일이었다. C가 외출한 사이 상사가 배우자를  희롱하는 걸 목격했지만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상사에게 경고만 하고 보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부부는 경찰에게 연행되어 3개월의 옥고를 치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고용주가 경찰에게 불법 체류자라고 제보했다는 것이다.

2018년 ISDS에 연구에 따르면 18퍼센트의 근로자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체포되는 것이라 한다.태국에서 일하다 여권 기한 만료로 체포되었던 한 노동자에게 감옥을 끔찍한 악몽이다.

일단 수감형을 받으면, 악덕 고용주는 노동자의 짐이나 휴대폰 찾아내어 돈을 요구한다. 이런 식으로 감옥에는 많은 베트남 사람 -임산부뿐만 아니라 라오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이  모인다.

한 달이 지난 후에야 갇힌 베트남 이주 노동자들은 항공권을 사서 귀국할 수 있었지만,  임산부였던 한 수감자는 이미 만삭이어서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감옥에서 분만해야 했다.   

이러한 굴욕과 고난에도 노동자 C부부는 태국에서 7년여를 더 버티며 돈을 벌었다. 이제는 고향에 돌아와 유창한 태국어를 자랑하며 온라인에서 태국 물건을 팔고 있다.  그리고  A와 B의 남편은 아직 국외에서 일하고 있다. 

위에 노동자들은 취업 알선업체와 정책입안자가 함께 여성 여행자가 국외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ISDS 직원은 국외 여성 국외 노동자들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국외 노동자 프로그램을 이행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호치민(베트남)= 최우진 기자 wj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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