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충전 횟수는 2배 많고 충전 시간은 거의 절반에 불과
올해 안으로 반고체 배터리 내장한 휴대폰 케이스 출시 계획

일본 야마가타대학 등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액을 젤 형태로 만들어 안전성을 높인 ‘반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이 해당 배터리를 내장한 휴대폰 케이스를 상품화해 올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신문이 7일 보도했다.
반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충전 횟수는 2배, 충전 시간은 거의 절반으로 줄였으며 3~5년 이후 전기차(EV) 배터리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납전지 등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더 높고 부피가 작아도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등유와 유사한 성분의 전해액을 사용해 충돌과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
자동차 업계는 안전성을 고려해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개발에는 많은 난관이 있다. 이에 관해 마사노리 모리시타(森下正典) 야마가타대학 차세대 배터리 연구실 부교수는 전해질을 반고체 젤로 만드는 연구 개발 경로를 선택했다.
마사노리 부교수는 전해액을 젤 형태로 만든 이후 충전할 때 젤이 산화 분해되는 단점을 발견했다. 이런 가운데 마사노리 부교수 등은 특수 전해액용 젤라틴 생산 기술을 보유한 일본 화학기업 오사카 소다(大阪曹达)와 협력해 전압을 가해도 산화 분해되지 않고 높은 이온 전도성을 유지하는 젤 전해액을 개발했다.
마사노리 부교수에 따르면 젤 형태 전해질은 증발과 팽창이 잘 되지 않아 발화와 누액 현상을 억제할 수 있다. 배터리 관통 실험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는 표면 온도가 700도까지 올라간 이후 연기가 나고 연소하지만, 반고체 배터리는 표면 온도가 200도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마사노리 부교수는 반고체 배터리가 안전뿐만 아니라 성능도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험 제작한 명함 크기에 용량이 1500~2000mAh인 반고체 배터리는 같은 크기의 리튬 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약 2배인 1천 번 충전이 가능하다”라면서 “충전 시간은 거의 절반인 30분이다”라고 밝혔다.
야마가타대학 관계자는 “용량이 더 큰 반고체 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다”라며 “자동차 업계가 개발에 매진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생산 과정에 완전히 새로운 장비가 필요하지만, 반고체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 설비로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야마가타대학이 배터리 기술 실용화와 상품화를 위해 2019년 설립한 BIH(Battery Innovation Hub)가 올해 1500~2000mAh 용량의 반고체 배터리를 내장한 휴대폰 케이스를 발매할 계획이다.
야마가타대학은 일본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해 반고체 배터리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넥쿨러(neck cooler) 등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 제품 등 소형 기기 동력원으로도 수요를 개척한다.
마사노리 부교수는 “향후 3~5년 이후 반고체 배터리 대형화 시간표를 내놓을 것”이라며 “전기차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표시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