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계획 없다는 기존 태도에서 반걸음 전진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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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에 관해 구로다 하루히코 BOJ(BOJ) 총재가 ‘준비하지만 발행 계획은 없다’라는 기존 태도를 변경해 2026년까지 CBDC 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있으나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해온 BOJ가 시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 발행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일본 정부도 CBDC 발행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BOJ가 기존 태도에서 반걸음 전진한 셈이다.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 회의에서 일본 입헌민주당(구 민주당) 나카타니 가즈마는 해외 사례를 토대로 2026년까지 BOJ가 CBDC를 발행할 수 있을지 물었다. 이에 대해 구로다 총재는 “정부와 조율 등 문제가 있어 확약할 수 없다”라며 개인적인 견해로서는 긍정했다. 그는 또 앞으로 "시스템 설계에 대한 검토도 곧 시작할 생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BOJ는 2021년부터 CBDC 발행에 대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2에는 전력 공급이 없는 상태에서 결제, 현금과 교환 등 테스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BOJ는 또 전자화폐를 취급하는 민간기업과도 협력하고 구체적인 사용 환경을 검증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 CBDC 발행에 대한 움직임은 지난 1~2년 동안 급속히 진행됐다. 중국에서는 디지털 위안화 도입에 많은 시민이 참여한 대규모 시범 실험을 시작했다. 신중했던 미연방준비위원회(FRB)도 25일 처음으로 CBDC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이점이나 리스크 등의 민간 의견을 수집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대서양 위원회(Atlantic Council)가 90개국을 대상으로 한 집계에 따르면 10 %는 이미 CBDC를 도입했고, 16%는 파일럿 실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17%는 개발 중이다. 연구 중인 것도 포함한다면 관련국 거의 90%가 해당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테러 등 대처해야 할 위험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금과 예금이 CBDC에 의해 차례로 대체될 경우 금융 중개 기능 및 통화 정책의 파급 경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BOJ는 과제를 파악한 이후 세부 시스템 설계를 추진해 발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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