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하루 동안 11% 폭락했다 25% 폭등
경제학자 “내년 터키 인플레이션 30% 이상 치솟을 것”

터키 리라화 가치가 20일(이하 현지 시각) 11% 폭락했다가 25% 폭등하며 하루 동안 아찔한 롤러코스터를 탄 상황을 연출했다.
2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의 저금리 정책 추진이 이슬람 교리 일부라는 발언으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이날 오전 11% 폭락했다가 오후 에르도안 대통령이 리라화 예금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이후 25% 폭등했다.
이날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는 장 초반 1달러당 18.4리라(약 1786원)로 11% 폭락했다가 에르도안 대통령 발언 이후 25% 폭등한 1달러당 13.15리라로 거래를 마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이후 진행한 TV 연설에서 “터키 국민은 리라화 폭락을 우려해 리라화를 외화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라면서 예금자 보호를 약속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국민에게 환율 상승에 따른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선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새로운 금융 선택이 어떤 방식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저금리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금리 인하에 따라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 나라는 더는 고금리로 자금을 늘리는 사람들의 천국이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돈과 자금 조달 경로가 있는 모든 사람이 투자에 이바지해야 한다”라며 수출업체와 퇴직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에르도안 대통령 압박에 9월 이후 기준금리를 500bp 낮춰 20년 만에 최악의 통화 위기를 촉발했다. 지난 17일 기준 리라화 가치는 5주 만에 40% 가깝게 폭락했다.
경제학자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저금리 추진이 결과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라며 내년 인플레이션이 30% 이상 치솟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