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5 서울 송파구 개미동산
20.10.25 서울 송파구 개미동산

여름에는 하얀 꽃, 가을에는 붉은 단풍, 겨울에는 빨간 열매를 선사하는 매력적인 관상수가 있다. 남천이다. 그 다양한 매력이 통해서 아파트, 공원, 길가를 장식하며 급속히 세를 불려 나간다. 특히 한겨울에 두드러지는 빨간 열매와 단풍의 붉은빛이 악귀를 물리친다는 속설이 있어 주택의 담벼락과 출입구에 많이 심는다.

송파구 개미동산, 송파 파크센트럴과 경희궁에서 만났다.

21.6.14 서울 송파구 송파파크센트럴
21.6.14 서울 송파구 송파파크센트럴

원산지인 중국 남부지방 '남천족'에서 ‘남천’ 이름이 유래되었다. 빨간 열매가 붉은 촛불처럼 보인다고 하여 남천촉(南天燭)이라 불리기도 하고, 잎이 대나무 잎 비슷하다 하여 남천죽(南天竹)으로도 불린다. 중국에 ‘남천은 신선이 먹었던 식품으로 잎을 쌀과 같이 먹으면 백발이 검어지며 회춘한다 하여 성죽(聖竹)이라 부른다’는 전설과 정초에 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를 사서 사당이나 집을 장식하고 노인에게 선물하는 풍속이 전해온다고 한다. 영어 이름은 sacred bamboo, heavenly bamboo라고 하여 성스러운 이미지의 나무로 불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남천잎이 해독이나 부패를 방지한다고 믿어 생선회 밑에 깔아 신선도를 유지했다고 한다.

21.11.15 서울시 서대문구 경희궁
21.11.15 서울시 서대문구 경희궁

매자나무과 남천속 상록 활엽 관목이다. 꽃말은 전화위복이다. 빨간 열매 알알이 복을 담아 소원을 빌어보거나, 코로나 물리친 이후에 국민 개개인들에게 복이 깃들고 한국이 세계만방의 중심이 되게 해 달라고…

속명 'Nandina'는 남천의 일본 발음 '난텐'에서, 종소명 'domestica'는 '국내', '집'이라는 뜻의 'domesticus'에서 각각 유래했다.

6~7월에 피는 하얀색의 뭉치 꽃이 참 예쁘다. 만져보면 의의로 꽃송이가 강하다. 꽃은 가지 끝에서 원뿔 모양으로 모여 달린다. 6장의 꽃잎. 3~6개의 꿀샘에, 수술 6개, 씨방은 1개이며 암술머리는 손바닥 모양이다. 키는 1~3m 정도이다

잎은 대나무잎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고 어긋나기 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나뭇가지에 잎자루가 없는 피침형 3회 깃꼴겹잎으로 세 장씩 모여 달린다. 봄 여름에는 초록색이다가 가을이 되면 붉은빛이 감돌게 된다. 잎이 빳빳하고 두꺼운 가죽질로 추운 겨울에도 매력적인 빨간 잎을 매달고 있는 상록활엽관목이다.

21.11.15 서울시 서대문구 경희궁
21.11.15 서울시 서대문구 경희궁

열매는 둥글고 10월에 빨간색으로 익으며, 다음 해 2월에 익는 것도 있다. 열매는 겨울철 새들의 먹이가 된다. 겨울철에 줄기가 붉게 변한다. 열매도 잎도 모두 황색인 황남천도 있다. 그냥 식용으로는 쓰지 못하지만, 열매를 남천죽자(南天竹子)라 하며 달여서 먹으면 기관지 질병과 해열에 도움을 준다. 잎으로 즙을 내어 벌에 쏘였을 때 바르면 좋다.

성장하는데 토질은 별로 가리지 않고 물 빠짐이 잘되고 부식질이 풍부한 토양이면 좋다. 키우며 특별히 전정할 필요는 없고, 통풍을 좋게 하기 위해 가지를 솎아주는 정도면 된다. 번식은 씨앗이나 꺾꽂이로 한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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