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25 서울시 송파구 송파 파크센트럴
21.9.25 서울시 송파구 송파 파크센트럴

추석 즈음에 논두렁, 밭두렁을 거닐다 만나는, 민들레꽃 비슷하나 연노란색이면서 껑충한 키의 매력적인 꽃을 만날 수 있다. 고들빼기 중에서 으뜸이라는 왕고들뺴기다.

전주의 천주교 성지인 치명자산 가는 길에 바람 쐬는 길을 지나다 논두렁에서 큰 키로 눈에 띄는 왕고들빼기를 만났다. 김치 담그는 고들빼기는 봄에 노란 꽃으로 피나, 왕고들빼기는 추석 무렵에 연노랑 색으로 피며 큰 키이다.

고들빼기는 먼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온 나물과 김치 중의 하나로 <명물기략>에 고들빼기란 명칭의 유래가 나와 있다. “고채는 고도라고도 하는데, 이것이 고독바기가 되었다.” 고도란 쓴 맛의 차를 뜻하고 바로 이 고독바기에서 고들빼기의 이름이 유래한 것이다.

전라도에 전해오는 재미있는 유래도 있다. 고 씨 형제 두 명과 백 씨, 이 씨가 산에 놀러 갔다가 길을 잃었다. 며칠 동안 헤매면서 이름 모를 풀을 뜯어 먹으며 연명하다가 화전민에게 발견되어 가까스로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을 살려주었던 이름 없는 풀을 캐어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이름 모르는 풀을 고씨 형제 두 명과 백 씨, 이 씨가 발견한 풀이라 하여 "고둘백이" 라고 부르다가 ‘고들빼기’가 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같은 이야기다

Indian lettuce(인디안 상추), 고개채, 사라구, 산생채, 산와거(야생상추) , 씀바구, 왕고즐빼기라는 이명도 있다. 동북아, 동남아 원산이며 국화과 왕고들빼기속 해넘이 한해살이다.

21.9.21. 전북 전주시 바람 쐬는 길
21.9.21. 전북 전주시 바람 쐬는 길

전라도 지역의 명물인 고들빼기김치는 뿌리째 김치를 담그며 ‘고채(苦菜)’라고도 한다. 가지가 많고 줄기는 붉은 자줏빛을 띤다. 순천 별량면의 개랭이마을 고들빼기 김치가 특산물로 유명하다.

왕고들빼기는 키가 크면서 끝에는 새순이 항상 올라오고, 끝을 꺾어주면 여러 가지가 올라와 봄부터 가을까지 올라오는 잎을 계속 쌈 채소로 뜯어 먹을 수 있다. 연 노랑색 꽃은 7∼10월에 피고 원추꽃차례에 달린다. 꽃송이는 지름 2cm 정도이고 총포는 밑부분이 굵어지며 안쪽 포편은 8개 내외이다. 열매는 수과로 뿌리가 있고 깃털은 흰색이다. 잎이나 줄기를 꺾으면 하얀 진액이 흘러나온다. 이 진액은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꽃말은 ‘모정’이다. 속명 ’Lactuca’는 젖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lac으로부터 유래되었다, 식물체 내에 흰 젖과 같은 즙액이 함유되어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종명 ‘indica’는 인디아산을 뜻한다.

연 노랑꽃은 가지 끝에서 여러 개 갈라지고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달린다. 키는 커 1~2m까지 자란다. 뿌리에서 난 잎은 꽃이 필 때 없어진다. 줄기에서 난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하다.

열매는 9월경에 백색으로 달린다. 어린순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감기, 해열, 편도선염, 인후염, 유선염, 자궁염, 산후출혈, 종기 따위의 치료에 효력이 있다. 생즙은 진정작용과 마취작용이 있다.

21.9.21. 전북 전주시 바람 쐬는 길
21.9.21. 전북 전주시 바람 쐬는 길

◇ 왕고들빼기속(Lactuca) 유사종

- 가는잎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for. indivisa (Makino) Hara): 왕고들빼기를 기본종으로 줄기잎은 피침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갈라지지 않으며 작고 밋밋하거나 잔 톱니가 있다.

- 가시상추(Lactuca scariola L.): 키는 20∼80㎝로 줄기는 단단하고 곧추 서며 윗부분에서 원추상으로 가지를 친다. 잎은 긴타원형이며 기부는 이저로 줄기를 일부 감싸고 거치가 있거나 우상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작은 가시가 줄지어 배열되며 뒷면 주맥 위에도 가시가 줄지어 배열된다. 꽃은 황색으로 7-9월에 피며 두화는 지름 1.2㎝ 정도로 6∼12개의 혀꽃으로 형성된다.

- 두메고들빼기(Lactuca triangulata Maxim.): 키는 1m로 곧게 서며 밑부분이 자주빛을 띠고 윗부분에서 가지를 친다. 잎은 삼각상 심장형으로 예두이고 치아상으로 갈라지며 절저로 일부분이 둥근 심장형으로 되어 원줄기를 감싸며 엽병에 날개가 있으나 위는 잎이 작아지고 엽병이 원줄기를 감싸지 않는다. 꽃은 황색으로 7∼8월에 원뿔모양꽃차례로 피며 두화는 15개 정도의 혀꽃으로 형성된다

- 산씀바귀(Lactuca raddeana Maxim.): 키는 65∼150cm로 곧게 서며 분홍빛을 띠고 조각모양의 털이 밀생한다. 줄기잎은 날개와 긴 엽병이 있으며 원줄기를 감싸지 않고 무우잎처럼 갈라지며 정열편은 난상 삼각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측열편은 1∼3쌍으로 가장자리에 치아모양톱니가 있다. 꽃은 황색으로 8∼10월에 피며 두화의 지름은 1.5cm로 원줄기 끝에 원뿔모양꽃차례로 달린다.

- 상추(Lactuca sativa L.): 키는 1m로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전체에 털이 없다. 근생엽은 타원형으로 크지만 줄기잎은 작아지며 윗부분의 것은 밑부분이 화살 밑처럼 되어 원줄기를 감싸고 주름이 많으며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황색으로 6∼7월에 피며 두화는 가지에 총상으로 달리나 전체가 큰 산방상으로 된다.

- 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L.): 키는 1∼2m이고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줄기잎은 타원형의 바소꼴로 앞면은 녹색이며 뒷면은 분백색이고 깃처럼 갈라지며 톱니가 있다. 꽃 연한 노란색으로 7∼10월에 피고 많은 두화가 원추꽃차례 달리며 두화는 지름 2cm 정도이고 총포는 밑부분이 굵어진다.

- 용설채(Lactuca indica var. dracoglossa Kitam.): 재배하는 식물이며 왕고들빼기를 기본종으로 줄기잎은 피침형 또는 긴 타원상 피침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왕고들빼기와 달리 잎이 갈라지지 않으며 크다.

- 한라고들빼기(Lactuca hallaisanensis H.Lev.): 줄기는 밑동에서 여러 개가 갈라져 땅에 깔리고 전체에 털이 없다. 잎은 피침형 또는 긴 난형으로 분녹색이며 잎 가장자리는 불규칙하게 갈라지고 톱니는 날카롭다. 꽃은 노란색으로 좀씀바귀와 닮은 머리모양꽃차례를 이루고 혀꽃으로만 형성된다.

정진영 여행작가 jinyoung@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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