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대변인 “1~2주 내로 새 내각 구성 확정될 것”
“공공 보건부 등 핵심 기관 관리 임명”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은행 앞에 아프간 주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은행 앞에 아프간 주민들이 길게 줄 서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탈레반이 새 내각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미군 철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 내각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2주 전 수도 카불을 장악한 이후 발생한 환율 급락과 경제 혼란이 진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한 아프간 철수 마감 시한(31일)을 하루 앞두고 미군은 자국민과 탈레반의 탄압이나 보복 위험에 노출된 현지인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미국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IS-호라산(IS-K)’를 겨냥해 드론 공습을 감행한 데 대해 “이는 아프간 영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철수한 이후에도 외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레반의 새 정부 구성 시기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에 대해 무자히드는 “새 내각 구성이 1~2주 내로 확정될 것”이라며 “공공 보건부, 교육부, 중앙은행 등 핵심 정부 기관을 운영할 관리들을 임명했다”고 표시했다.

새 내각에 여성이 포함될 것인지에 대해 무자히드는 “지도부가 결정할 것”이라며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할지 예상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현재 카불은 화폐 폭락과 식품 가격 급등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탈레반이 도시를 점령한 지 2주가 지났지만 은행은 여전히 문을 닫았고 아프간인들은 점점 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탈레반은 29일 그동안 문을 닫았던 은행이 영업을 재개하도록 명령했다. 다만 1인당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을 일주일에 200달러(약 23만 원)이나 2만 아프가니로 제한했다.

한편 유엔 관리들은 아프간이 인도주의적 재난에 직면해 있으며 대부분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성호 기자 kimsh@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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