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수 갤러리 아트리에 회장
강봉수 갤러리 아트리에 회장

일본의 여류 작가 미우라 아야코가 조그만 점포를 열었을 때 장사가 너무 잘 돼 트럭으로 물건을 공급할 정도로 매출이 쑥쑥 올랐습니다. 그에 반해 옆집 가게는 파리만 날렸습니다.

그때 그녀는 남편에게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우리 가게가 잘되고 보니 이웃 가게들이 문을 닫을 지경이에요. 이건 우리의 바라는 바가 아니고...하나님의 뜻에도 어긋나는 것 같아요.”

남편은 그런 아내를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가게 규모를 축소하고 손님이 오면 이웃 가게로 보내주곤 했습니다.

그 결과 시간이 남게 되었고 평소 관심 있던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그 글이 바로 빙점[氷點]이라는 소설입니다. 그녀는 이 소설을 일본 아사히 신문에 응모하여 당선되었다.

빙점은 미우라 아야코의 대표작으로 두 부부의 이중적인 인간의 내면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인간 본성에 대한 심리 소설이다. 빙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도 물이 사르르 녹듯이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는 빙점, 어떤 이는 물이 얼음이 되는 것처럼 마치 차디찬 미움과 질투와 악의에 찬 복수로 타인을 용서할 수 없는 빙점이 있다.

이 소설이 우리에게 넌지시 던져주는 핵심 주제는 ‘너의 원한 관계에 있는 敵도 사랑하라’는 화해와 용서를 강조하였다. 어쩌면 지병인 폐결핵과 갖은 중병을 평생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녀가 바라는 바를 소설이라는 픽션으로 현실적인 실천으로 인간의 양면 세계를 다 구현과 체현하였다는 점에서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당대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만한 문학 작가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가계에서 번 돈보다 몇 백배의 부와 명예를 얻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의 빛나는'배려'덕분이었습니다.

배려는 사소한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다 보면 배려의 싹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배려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결국 당신의 작은 배려에서 비롯된 작은 실천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듭니다. 배려는 베푸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세상을 멋있고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행복 제조기’입니다.

강봉수 갤러리 아트리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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