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이후 홍콩 테크 지수 시가총액 5510억 달러 증발
투자자, 해외 상장 추진 기업 심사 강화로 中 기술주 외면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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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개월 동안 항셍(恒生) 테크 지수(TECH Index)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1년 전에 설립한 이 주가지수는 투자자들이 중국 IT기업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실적이 좋지 않은 주요 기술 주가지수로 전락했다.

2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는 27일 출범 1주년을 맞는 항생 테크 지수는 2월 정점에 도달했을 때 오름폭이 59%에 달했지만 중국 정부가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시가총액이 5510억 달러(약 634조 4765억 원) 이상 증발했다.

중국 정부의 기술 기업 규제 강화로 항셍 테크 지수 상승 폭이 6% 가까이 떨어진 반면 MSCI 세계 IT 지수와 나스닥 100지수 오름폭은 40%를 넘었다. 또 차스닥 지수도 35% 상승했다.

중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업종 중 하나인 IT기업은 현재 강력한 규제 위험에 직면해 있다. 마윈(马云)의 앤트그룹(蚂蚁集团)과 나스닥에 상장한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중국 정부의 과감한 조치로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규제 당국이 데이터 통제를 강화하고 미국과 관계가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면서 투자를 꺼리고 있다.

글로벌 자산 운용사 로베코 홍콩 지점의 조슈아 크랩(Joshua Crabb) 투자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데이터 공개화로 중기 수익성이 약화하고 프라이버시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라면서 “이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뱅크오프아메리카는 중국 IT기업에 대한 규제 당국의 압박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중국 이외의 IT기업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각 방면의 분석은 모두 중국 기술주 구매자에게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미〮중 양국 관계가 갈수록 긴장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자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테마주에 대한 회계 감사를 강화하면서 중국 국내와 홍콩증시 상장을 모색하는 중국 IT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달 말 디디추싱이 나스닥에 상장하자 중국 정부는 국가안보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중국 앱 시장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도록 지시해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봤다. 중국 규제 당국은 해외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라고 요구하자 많은 투자자가 중국 기술주를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가 모든 투자자의 투자를 막은 것은 아니라며 올해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는 기술주로 올해 모든 ETF 전체 자산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 38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일부 투자자가 중국 정부의 IT기업 규제 강화로 인한 불확실성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 지속 기간과 다음 행보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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