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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공식적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다만 전면에 나서는 대신 미등기 임원을 맡아 후방에서 그룹 전반을 지원하고, 세 아들에 대한 경험 전수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다음달 중으로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기업에 미등기 임원으로 적을 두고 한화그룹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4년 유죄 판결을 받고 7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에 경영 복귀다. 이후 집행유예 기간(5년)이 지났고 취업금지 기간(2년)도 지난 18일 종료되면서 공식적인 경영 복귀가 가능했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한화에서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 부문의 미래기술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화솔루션에서는 그린수소 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국 등에서 글로벌 그린에너지 사업을 지원한다. 한화건설에선 글로벌 건설업체와의 협력 및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기 보다는 그룹 전반에 걸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사업 지원 등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등기임원은 맡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김 회장은 이사회 일원이 아니라서 공식적인 활동에 제약을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인 만큼, 김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년 동안 등기이사를 맡지 않고서도 실질적으로 경영 활동을 했던 만큼, 전면에 나서기보단 그룹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회사별 사업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점을 고려해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 아들이 이미 경영 활동 전면에 나선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남인 김동관 대표이사는 한화솔루션, 차남 김동원 전무는 한화생명, 삼남 김동선 상무보는 한화에너지에서 각각 중요 역할을 담당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회장은 후방에서 그동안의 경험을 이들에게 전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 70세에 접어드는 만큼 세 아들에 대한 경영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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