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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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의 해열진통제 '게보린' 부작용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출하고 있다. 이에 약사단체에서 또다시 “시장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10년 전에도 ‘게보린’ 부작용 논란이 일었지만 삼진제약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회사와 식약처간 부작용 보고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와 인터넷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 삼진제약 게보린을 부작용 사례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호흡곤란을 겪었다거나 얼굴과 기도가 붓는 증상이 발생했다는 경우도 허다했다.

 

[인터넷 화면 캡쳐]
[인터넷 화면 캡쳐]

 

인터넷에서는 "게보린 1알 먹었다가 호흡곤란, 식은땀, 가슴답답함" "게보린 먹고 부작용이 있었다. 왼쪽 얼굴, 왼쪽 귀, 팔에 마비증상이다" "게보린 먹고 이상하게 멍이 많이 생겼어요. 약국에서 게보린은 부작용이 백혈병이 생길수도 있다고 하더라" 등의 부작용 경험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에서는 게보린의 약 성분인 '이소프로필안티피린'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식약처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에 따르면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은 진통제, 해열제 등에 사용되는 성분으로써 게보린, OO돈에이, O잘 등의 제품에 함유돼 있다.

해외에서 이 약물과 구조적으로 매우 비슷한 아미노피린이라는 약물이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돼 전 세계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이 약은 100년도 넘게 사용됐지만 1970-80년대에 발암성, 혈액질환 유발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계열의 약물인 설피린이라는 약도 1920년대부터 사용됐지만 치명적인 혈액 질환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1970년대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퇴출됐다.

이 계열 약물들의 주요 부작용은 골수억제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과 재생불량성빈혈 등의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혼수 등이다. 독일의 포이즌스 인포메이션 센터(Poisons Information Center) 임상연구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양상은 이소프로필안티피린과 이미 퇴출된 약물들 간에 비슷한 비율로 보고됐다고 한다.

문제는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내는 확률은 오히려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을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혼수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의식장애과정은 아주 치명적일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기면, 혼수, 경련의 순서대로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현재 캐나다와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 시판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 사례와 약사단체의 위험성 경고에도 삼진제약 관계자는 "10여전 부터 논란이 된 부분인데 문제 없고, 식약처와 회사에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식약처의 권고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사용 안전성입증연구를 실시했다"며 회사 측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건약은 “식약처에서 의약품 안전관리를 체계화한 것은 2015년 이후부터다”라며 삼진제약측에서 제출한 자료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제약회사가 만든 보고저 자체가 일방적인 주장이라 사실이라고 인식하기엔 한계다 있다”고도 전했다.

게보린의 부작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삼진제약과 식약처의 이렇다 할 조치가 내려지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더해지고 있다.

한편  지난 2010년도부터 꾸준히 제기된 게보린 부작용 논란에 대해 국회 안팎에서는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해당 약품을 다이어트용으로 오ㆍ남용하는 사례가 보고되지만 제약사는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해 인기 걸그룹을 통해 TV 등에 광고를 하고 있다"며 "의약품 안전당국인 식약청이 해당 약품에 대한 국민불안 해소를 위해 신속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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