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라니티딘 위장약 잠정 제조 수입 및 판매 중지'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라니티딘 위장약 잠정 제조 수입 및 판매 중지'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

위장약 ‘라니티딘’ 성분에서 발암 추정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기준 보다 최대 334배 검출돼 해당 성분의 시장 퇴출이 불가피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궤양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국내 유통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NDMA가 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라니티딘 성분의 전 품목(269개 품목)이 제조·수입 및 판매 중지된다.

앞서 식약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서 NDMA가 미량 검출됐다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발표(9월14일) 이후, 국내로 수입되거나 국내에서 제조돼 유통 중인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바 있다.

이후 라이티딘 성분의 오리지널 품목인 ‘잔탁’을 생산하는 1개 원료제조소 조사에서 NDMA가 불검출 됐다고 지난 16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모든 시중 유통 원료제조소(7곳, 제조1·수입6)로 조사 확대한 2차 결과, 원래 불검출됐던 잔탁 제조소(인도 Dr Reddy’s 사)를 포함한 전 제조소에서 잠정관리기준(0.16ppm)을 초과해 검출됐다.

특히 어떤 품목(인도 SMS Pharmaceuticals 제조소)은 점정관리기준의 334배에 달하는 53.50ppm까지 검출됐다.

[ 그래픽= 뉴시스 ]
[ 그래픽= 뉴시스 ]

식약처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은 “라니티딘 성분은 매우 불안정한 성질을 갖고 있어 같은 원료 제조소에서 생산된 원료라도 검출 편차가 크다”며 “같은 제조소라도 제조번호에 따라 불검출부터 최대 53.5ppm까지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이런 이유로 1차 조사와 2차 조사 시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라니티딘의 NDMA 잠정관리기준을 0.16ppm 이하로 설정한 것과 관련, 라니티딘 1일 최대 복용량(600mg)을 평생 섭취하는 것으로 전제해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이드라인(ICH M7)과 국내·외 자료,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전문가 자문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설정했다.

NDMA가 검출된 원인은 라니티딘에 포함되어 있는 ‘아질산염’과 ‘디메틸아민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체 분해·결합해 생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제조과정 중 아질산염이 비의도적으로 혼입되어 생성된 것이다.

◇2700억 시장 퇴출 불가피
 판매중지 대상은 허가된 라니티딘 성분 완제의약품 395개 품목 중 269개(133개사)다.

이 중 전문의약품이 174개 품목(113개사)이며, 일반의약품은 95개 품목(74개사)이다.

라니티딘 시장 규모(지난해 기준 269개 품목 생산·수입 실적)는 약 2700억원. 이 중 전문의약품(174품목)이 약 90%(244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 복용의 인체 위해 우려는 크지 않아”

다만, 식약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단기 복용한 경우 인체 위해우려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에 따르면, 라니티딘을 가장 많이 처방받은 질환은 위장질환(역류성식도염, 위염, 소화불량 등)이며, 처방기간은 연간 6주 이하의 단기복용 환자의 비율이 높다.

김 국장은 “장기 복용한 경우도 있을 수 있어 향후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상분야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인체영향 평가위원회’ 및 ‘라니티딘 중 NDMA 발생원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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