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8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토스'를 소개하고 있다.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신청했다.[사진=뉴시스] 

‘제3인터넷전문은행’ 선정과 관련해 유력한 신청 후보로 점쳐졌던 토스가 ‘진출포기’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간편송금 서비스 기업 ‘토스’를 운영 중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진출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이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금융위와 만나면 진심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는다는 걸 느끼는데 실제로 감독당국을 만나면 진행되는 게 없다”며 “라이선스와 관련해서도 사실상 8개월째 공회전 중”이라고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이 대표는 “증권업 진출을 위해 이미 수백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포기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도 같은 이슈로 묶여 있는 만큼 증권업이 안 되면 인터넷은행도 해볼 필요가 없다”며 재도전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토스의 이 같은 발언에 금융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초 지난 5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심사 결과 키움과 토스 컨소시엄 등 신청 사업자들 모두 신규 인가를 받는데 실패하며 계획이 틀어졌다. 키움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스뱅크는 지배주주 적합성, 자금조달능력 측면이 미흡해 예비인가가 불발됐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7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재추진 방안을 내놨다. 다음달 10~15일 신청서를 접수하고 60일 이내에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방침대로 연내 2개사 이하를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나,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던 토스가 한 발짝 물러나면서 금융위의 계획이 또 한 차례 물거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지난 인가전에 참여했던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았다. 이미 한차례 도전 경험이 있고, 금융당국과 함께 실패 요인을 면밀히 분석한 만큼 ‘재수’를 결정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었다.

또 키움·토스뱅크 컨소시엄이 모두 심사에서 탈락하고, 인터넷전문은행 1호 사업자인 케이뱅크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발이 묶여 자금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가 도전장을 내밀진 쉽지 않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5월 인가 당시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키움과 토스 등 관심을 보이는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컨설팅을 해주며 공을 들여왔다. 
특히 금융당국은 유통 등 중견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까지 독려하고 나선 상황이지만, 현재 예비인가 도전장을 내민 컨소시엄은 ‘소소 스마트뱅크 준비단’ 한 곳 뿐이다. 소소 스마트뱅크는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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