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김평기 기자]  해마다 이 날이면 제자들이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준비한 카네이션들이 거리에 넘실대곤 하던 스승의 날의 분위기가 올해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 가을 청탁금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학생이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것도 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정한 사회를 이뤄내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선생님에게 카네이션 한 송이 달아드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가슴 한편이 허전한 듯 했다.

그런데 퇴근 후 저녁뉴스를 보면서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간부 3명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 검사 7명과 함께 저녁 술자리를 가졌고, 안 국장이 수사팀 간부들에게 50~100만원 정도의 금일봉을 건넸다는 뉴스였다.

한 술 더 떠서 검찰은 이 일에 대해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의례적인 저녁식사 자리였고 후배 격려 차원의 금일봉 또한 지금껏 있어왔던 관행이라고 주장했다.

공직사회 기강 확립과 함께 부정 청탁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를 이해한 국민들은 자신의 손해와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누구보다 더 법을 지키고 엄격한 잣대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 검사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에 어이없는 느낌을 넘어서 분노감마저 드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을 듯하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업체 중 73.8%에 해당하는 음식점이 평균 약 37%정도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화훼농가 매출은 청탁금지법 시행 전에 비해 평균 35%가량 감소했고, 명절마다 인기를 모았던 한우선물세트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한우 ㎏당 경매가격도 15%정도 낮아졌다고 한다. 한우 한마리당 가격으로 따지면 약 95만원 정도 떨어진 것 이다.

소시민들은 장사가 안되서 근심을 하면서도 청렴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모든 고통을 감뇌하고 있는데, 법을 적용하고 사람들은 남의 일이라는 듯 맘데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검사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백과사전을 찾아봤다.

[검사는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범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피의자를 법원에 기소하는 일을 담당한다.  사건의 제반사항을 조사하고, 또 사건 관련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고 사건에 적용할 규정이나 기타 법적 문제를 검토한 후 공소를 제기한다. 주어진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법률에 대한 해박하고 전문적 지식이 요구된다.]

그 누구보다 법을 준수하고 논리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내 범죄여부를 판단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검사다.

법 위에 군림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검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리고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검찰개혁'을 외치고 있는 건 아닐까?

마지막으로 모든 검사들이 임용될 때 하는 검사 선서를 한번 살펴본다.

◆ 검사선서

나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이해와 신뢰를 얻어내는 믿음직한 검사, 스스로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기울여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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