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2017년 11월부터 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본 지식을 알려주는 ‘토지왕초보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강의를 시작하기 전 사람들에게 “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본다.

대부분이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그냥 땅이지…”라고 하거나 박경리 선생의 유명한 작품인 <토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정작 “그러면 <토지>를 읽어보셨느냐?”고 물어보면 읽어본 사람이 없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즐겨보신 책이라서 어깨너머로 많이 들었고, 자라면서 한번 완독했는데, 한 편의 시대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최씨 일가의 일대기를 그린 문학작품으로 그 제목이 가지는 의미는 보다 함축적이다. 워낙 알려진 작품이다 보니 하나의 고유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일상생활 영위시 걷거나 차를 타고 이동할 때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터전일 뿐이다. 즉, 그냥 일반 땅이라고 여길 뿐 다른 생각은 하지 않는다.

 

■ 신의 땅, 인간의 땅

성경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땅은 하나님과 인간관계를 유지시키고 연결하는 매개체다.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나쁜 짓을 하는 인간을 토해내기도 하고, 인간의 지배 아래 인간을 도와 열매를 맺게 도와주기도 한다”고 나와 있다.

즉, 하나님이 이 세상을 창조할 때 물과 땅을 먼저 만들었다. 그중 땅은 하나님의 구속과 지배 밑에 놓여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가 새롭게 태어나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종교적인 관점에서도 말로만 하나님이 주신 땅이라고 외치지, 실제로는 부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땅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땅은 산업혁명으로 근대화가 되기 전까지 생산되는 농산물 등의 수확량으로 지배체제의 권력이 변화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더 넓은 땅(영토)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쟁을 벌였다. 그렇게 차지한 땅의 주인이 권력자가 되고, 뺏긴 사람들은 노예 등이 되어 그 주인을 위해 평생 일했다.

이렇게 과거에는 땅이 그 사회적 신분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 그 주인이 땅을 개인적으로 소유하면서 정치적인 권력까지 가지게 되니 중요한 가치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근대화 이후 땅에 대한 정치적 요소와 공법적인 지배가 한 국가에 집중되었고, 규제에서 풀리게 된 땅은 자유롭게 마음대로 사람들이 거래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의 개념으로 토지는 더 중요해졌다.

 

■ 돈 버는 땅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토지는 땅이고, 바다를 제외한 뭍(육지)”으로 설명하고 있다. 땅은 부동산 용어로 토지를 지칭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민법 99조 1항에 ‘토지 및 그 정축물(건축물)은 부동산이고, 부동산 이외의 물건은 동산이다’라고 나와 있다.

다시 큰 범위에서 땅은 ‘경제적으로 생산의 요소나 자본의 기본이 되고, 법률적으로는 물권의 객체가 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읽고 있는 여러분도 혹시 본인이 소유한 땅이 있을 것이다. 그 땅은 현재 아무것도 쓰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거나 텃밭이나 주말농장 등을 통해 채소나 과일을 키워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한 곡물을 먹을 수 있고, 장터에 내다 팔아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

이렇게 작게 보면 땅은 경제적으로 생산의 요소 및 자본의 기본이 될 수 있다. 또, 어떤 사업시행으로 소유권, 지상권 등 물권의 객체가 되기도 한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땅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땅이 가지고 의미는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나는 땅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이렇게 정의하고자 한다.

“땅은 바다가 아닌 육지의 일정범위 지표면에 정당한 한 영역에 공중과 지하를 포함하는 입체적인 장소다. 만약 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경제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고, 추후 어떤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터전이다.”

일반인이 보통 생각하기에 땅은 자기가 밟고 있는 지상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땅이 포함하는 영역은 지하, 공중까지 포함한다. 추후 개발시 지하층도 파서 활용할 수 있고, 공중은 건축물의 높이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공법, 민법 등에서 토지의 의미에 대해 어렵게 설명하고 있으나, 위의 저 의미 하나만 알고 있어도 무방하다.

 

◆ 황상열 칼럼니스트=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도시공학(도시계획/교통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14년 동안 각종 개발사업 인허가 업무와 다양한 토지 개발, 활용 방안을 검토했다. 땅에 관심이 많지만 잘 모르는 사람에게 땅의 기초지식을 알려주고, 쓸모없는 땅을 가지고 있는 지주에게 다양한 활용방안을 제시해 그 가치를 올려주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메신저가 되고자 한다. 저서로 《되고 싶고 하고 싶고 갖고 싶은 36가지》 《모멘텀》 《미친 실패력》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 《독한소감》 《나는 아직도 서툰 아재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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