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 SK그룹 제공>

[뉴스비전e 이진구 기자] SK에너지 주유소가 '실시간 물류 서비스 플랫폼'으로 탈바꿈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공유인프라’의 첫 구체적 사례다.

SK에너지는 21일 국내 최대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과 전국의 SK주유소를 지역 물류거점화해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는 내용의 사업 추진협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최 회장이 지난해 주문했던 '공유인프라 활용 방안'에 대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공유인프라는 '사회적 가치'와 함께 SK그룹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경영 개념으로, 기업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외부에 개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는 뜻이다.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택배 우편·화물을 보내려는 기업이나 일반 고객은 지금처럼 택배 발송 업체에 직접 방문하거나 수거하러 올 때까지 하루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 협력관계를 맺은 중간 배송 전문업체(스타트업)가 택배 신청 후 1시간 안에 방문해 수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거된 화물은 주유소로 모이고, CJ대한통운은 주유소를 돌며 수거해 배송을 시작하게 된다.

또 편의점 택배와 달리 크기·중량 제한도 없다. 주유소 입장에선 유휴공간을 이용해 물류시설 임대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에너지는 주유소 기반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고객과 물류회사, 주유소 모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이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아이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경제·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그룹 내 관계사뿐 아니라 타 정유사 및 다른 업체의 네트워크까지 결합해 공유인프라를 최대한 확장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주유소가 석유제품을 판매하거나 세차·정비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던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O2O 서비스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재탄생함으로써, 중요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인프라로 활용되길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유인프라 방식의 주유소가 청년 창업 지원, 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스타트업 기업들의 사업 성장 발판을 마련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SK에너지는 주유소를 신에너지와 ICT 기술이 융복합된 '미래형 주유소'로 바꾸는 전략도 동시에 추진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고객 관리 및 차량 정보 솔루션 제공, 전기차·수소차와 같은 차세대 차량용 충전시설 구축,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연계를 통한 스마트 결제 도입,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스크린 설치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회사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에 대한 지속적인 공유인프라 추진을 통해 주유소를 딥체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유소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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