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박준상 기자] 미국이 우리나라와의 FTA 협상에서 픽업트럭의 관세 연장을 강조한 이유는 일본산 픽업트럭의 관세 부과 등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수출할 픽업 트럭 모델을 한 가지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와의 협상에 관세 연장 조항을 굳이 넣은 이유는 한국보다는 일본 제품의 가격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픽업트럭은 전체 자동차 중 15.6%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 5년간 승용차와 경트럭(SUV·픽업트럭)은 판매 비중 면에서 대략 50:50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잡지인 Cars.com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내 픽업트럭 브랜드의 토탈 판매량은 GM이 (쉐보레 + GMC) - 94만 8천 909대, 포드 - 89만 6천 764대, 램 - 50만 723대, 토요타 - 31만 4천 409대, 닛산 - 12만 7천 284대, 혼다 - 3만 4천 749대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판매량으로는 1,2,3위를 미국 제품이 차지하고 있지만, 중형인 미드사이즈 픽업트럭 부문에선 일본 제품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토요타 타코마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쉐보레 콜로라도, 닛산 프론티어, 혼다 릿지라인 GMC 캐니언 등이 뒤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형 컴팩트 차종을 일컫는 C 등급 중 최고 인기 모델은 일본 제품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35만 7천 335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3.4% 성장을 이끌어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출할 수 있는 픽업트럭 모델이 한 가지도 없는 우리나라와의 FTA 협상에서 픽업트럭의 고관세 부과 기간을 연장시킨 것은 한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진출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일본산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낮추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짙다"고 설명했다.
즉, 일본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를 높여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GM 등 미국 자동차 메이커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가 깔린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와 철강이 주 산업을 이루고 있는 러스티 벨트에서 지지를 이끌어내 연말 중간 선거에 도움을 얻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복안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대부분의 일본산 픽업트럭은 미국내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완제품 수출처럼 높은 관세를 메길 수는 없다.
하지만, 일본 본사에서 들여오는 핵심부품이나 일본으로 가져가는 로열티 등에 세금을 부과시켜 제품 가격 경쟁력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분석 때문인지, 철강에 대한 관세 폭탄 한 방을 얻어 맞은 일본은 한미 FTA 결과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