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4차산업 이후의 미래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4차산업을 넘어선, 5차·6차산업의 모습까지 그리고 있다. 

국내 4차산업의 전문가로 꼽히는 이민화 카이스트대학교 초빙교수 역시 인문혁명이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원천으로 꼽고 있다. 이민화 교수는 1985년 벤처 성공 신화 1호로 꼽히는 메디슨을 설립한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 KAIST 이사장,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4차산업 시대와 관련한 많은 저서를 펴냈다. 

4차산업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제기되는 인간노동력의 상실에 대한 우려, 신뢰사회로 구축 과정에서의 사회적 불안감 등 그의 의견을 KAIST 경영자과정 CCF포럼 7기 강연과 인터뷰, 그의 저서 등을 통해 정리한다. 

◆"초생명 사회로의 지향"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사진 / 뉴스비전e>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초생산 기술혁명/ 초신뢰 경제혁명/ 초인류 인문혁명의 융합으로 구성되는 초생명사회(홀로크러시, 스스로 조직화)를 지향한다"라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 "초신뢰 경제혁명(we)은 선순환 경제, 분배의 경제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4차 혁명의 세 번째 단계는 인간(me)의 혁명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의 욕구는 물질에서 정신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결국 놀이와 문화가 최대의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는게 그의 전망이다. 

이같은 견지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스스로 조직화하는 '홀로크러시'는 자율적 팀들이 스스로 책무를 정해 전체 조직을 더 발전시키는 자율조직으로, 앞으로 기업들이 살펴봐야 할 경영학적 방향이라고 이교수는 평가한다. 

자율조직이 중요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을 넘어 인간과 사회의 혁명이라는 점에서 기존 산업혁명과 차원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 교수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전략으로 사물(thing)을 다루는 과학기술과 나(me)를 다루는 인문, 우리(we)를 다루는 경제사회가 초융합하는 초생명 사회(Holocracy)를 제시해본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위한 현실과 가상의 융합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기술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4차산업혁명은 온라인의 정보로 현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사진 / caterpillor 홈페이지>

산업혁명은 오프라인을 디지털화하는 트랜스폼(전환)이었다면, "4차산업 혁명은 역으로 온라인의 정보로 아날로그(현실)세상을 트랜스폼하는 것"이라고 이교수는 정의했다. 

따라서  4차 혁명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4차 혁명은 과학기술 측면에서 오프라인과 1대1로 대응되는 온라인 세상, 이른바 O2O 평행 모델의 특징을 갖는다. 

실물과 똑같은 디지털 쌍둥이를 만들어 빅데이터를 생성시키고, 가상세계(디지털트윈)의 예측과 맞춤으로 현실세계를 최적화(삶의 질 확장)하는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상세계 통한 예측(빅데이터, 인공지능 활용)과 고객 맞춤 서비스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으로 통해, 성공한 예로 그는 세계 1,2위 중장비 기업인 캐터필러와 코마츠를 들었다.

가상 세계에 쌍둥이를 만드는 이른바 '디지털 트윈'은 중장비 기업에 불과했던 캐터필라와 코마츠를 서비스화(PSS, Product Service System)까지도 실현 가능케 했다. 

판매한 중장비에 사물인터넷을 붙여 데이터를 수집하고,클라우드에 저장/ 분석한 후, 인공지능으로 고장을 사전 예측해중장비를 최적화하고 사고 전에 Before Service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부가가치를 부여하게 함으로써, 대표적인 하드웨어 회사가 소프트웨어 회사로 180도 변신했다. 

 

◆"4차산업의 대세로 자리잡은 O2O 융합"

<자료 / 이민화 KAIST 교수>

이같은 기업의 본질 뿐 아니라, 인간의 삶을 바꾸는 차원에서, 4차산업에서는 O2O 융합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O2O 융합은 정보 수집· 저장·처리 비용의 획기적 감소로 확산일로에 있다. 

이를 통해 인류 삶의 많은 면에서 최적화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는게 그의 평가다. 

그는 "글로벌 성공 벤처의 별명인 '유니콘'기업들은 하나같이 자기 분야에서 현실과 가상을 융합한 뒤 예측과 고객 맞춤을 최적화한 존재들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융합의 과정에 12가지의 주요 기술 모델이 등장한다. 이를 그는 '초생산 기술혁명'이라고 명칭했다. 이에는 6가지의 디지털화 기술과 6가지의 아날로그화 기술이 포함됐다. 

그가 꼽은 6대 디지털기술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SNS, ▲LBS(위치기반서비스) 등이다. 이어 CPS(사이버물리시스템), ▲3D프린터/로봇, ▲게임화, ▲빅데이터플랫폼, ▲증강현실, ▲블록체인 등이 6대 아날로그화 기술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6가지 디지털화 기술은 기존 3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것이고, 아날로그 전환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이 12가지 기술을 인공지능이 최적화함으로써 4차 혁명이 진행된다.

이 대목에서 그는 유의할 점으로 데이터의 중요성을 들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은 구글 등 여러 업체들이 오픈 소스로 공개해, 코딩을 몰라도 누구나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도록 쉬워졌다"며 "이에 따라, 핵심은 데이터인데, 사실 BIG IT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는 별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 획득이 4차 혁명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규제 공화국' 한국, 4차산업 가야할 길은?" 

정부 역시 규제샌드박스 도입을 통한 4차산업의 성공 해법을 찾는데 분주하다. 한시라도 뒤쳐지면 미래 사회의 주도권에서 완전히 제외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한국은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세계 최악의 데이터 규제와 세계 최저 클라우드 활용으로 지진아 단계"라고 표현했다.  국가와 재계의 각성이 절실하다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미국은 빅데이터의 86%이상이 클라우드에 올려져 여러 산업에 활용된다"며 "반면 한국은 1.4%로 눈꼽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하루 빨리 포지티브 규제(법규에 없으면 다 금지)를 때려치고  OECD 표준인 네가티브 규제(허용이 원칙)로 획기적 전환을 해야 산다"고 역설했다. 

특히 자율주행차만 해도 단계별로 수많은 규제가 발전을 가막고 있고,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걱정에 기술 개발에 소극적인 분위기도 발생하고 있다.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는 '기우'...기술은 인간의 욕망과 함께 진화할 것"

<자료 / KAIST>

이 대목에서 특히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한 이교수는 반대의 견해를 강조했다.

그는 "인류 역사에서 산업혁명때마다 일자리 감소가 우려됐지만 일자리는 진화하며 늘어났다"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생산성과 임금은 증가했고 근무시간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자리는 기술혁신이 아닌 인간의 욕망이 만든다"며 "기술이 진화하면서, 육체적·정신적 반복 노동이 사라질 뿐"이라고 진단했다. 

기술 진화에 따른 인간의 모습에 대해, 일과 놀이를 순환시키는 '호모 파덴스'로 진화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가상화폐 투기 이슈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언급도 빼지 않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하나인 블록체인(Block Chain)은 '초신뢰 경제혁명'을 불러올 뿐만아니라 공공 행정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신장시킨다"며 "모든 거래와 정책, 의사표현이 참여한 모두에게 공개되면서도 변조나 해킹이 불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에서 처럼 직접민주주의가 크게 신장된다"며 "다보스포럼 역시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4차 산업혁명의 승자로 꼽았다"고 그는 말했다. "이와 같은 4차 혁명 핵심 기술은 그간 해결 못한 많은 사회문제들을 해결해 낼 것"이라는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4차 혁명은 또 세상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영리 기업과 사회적 기업이 유사한 역할을 하는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진단하며, "궁극적으로 '초인류 인문혁명]'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자본주의는 4차산업혁명 이후 인본주의로 바뀔 것이라는게 그의 예상이다.  미래의 기업 활동은 '이윤 창출'에서 '가치 창출과 분배'로 전환될 것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산업혁명은 기술과 인간 욕망이 함께 진화하는 이른바 '공진화(Co-evolution)'를 거쳤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래는 인간 욕망의 진화에 따라 5차 초통합혁명, 6차 초생명혁명이 다가올 것이라는게 그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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