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전e 박준상 기자] 4차산업 혁명 시대에 진입하면서 첨단 융 · 복합 서비스의 핵심 부품중 하나인 시스템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올해는 정부가 이에 대한 적극적 육성 의지를 밝히고 글로벌 마켓쉐어 2위의 목표를 선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S3라인 <사진 /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사업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파운드리사업을 분사하고,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편대재편'에 나선 해이기도 하다.  

시스템 반도체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SoC) 형태로 만든 핵심부품이다.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연산과 제어, 변환, 멀티미디어 기능을 수행해 스마트폰, 스마트TV,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 등과 같은 각종 ICT 융합제품에 사용되며 자동차, 중공업 등의 전자제어 기능이 요구되는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2020년에 약 300억개의 사물 인터넷 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2천 751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3천 589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평균 4.5%씩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스템반도체 / AMTechnical Solutions 뉴스룸>

◆ 한국, 반도체 산업 '편중 구도' 탈피에 집중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부문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44.5%, SK하이닉스가 27.9%의 점유율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전체 D램 매출의 72.3%를 독식한 것이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39%, SK하이닉스가 10.5%로 한국기업이 49.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은 매우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약 2천 500억 달러 규모인데, 인텔(Intel)과 퀄컴(Qualcomm) 등 미국 대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점유율은 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다.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이 시스템 반도체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에 비해 시스템 반도체 원천 핵심기술이 취약하고 심지어는 기술 장벽이 낮은 중국에까지 밀리는 실정이다.

또한 시스템 업계-팹리스-파운드리 간 생태계구조도 미흡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파운드리는 공정능력, IP, 투자능력 등이 열악해 설비투자가 둔화되고, 동시에 팹리스 수요를 감소시키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실정이다.

< 삼성 갤럭시S7용 엑시노스8890칩 · 퀄컴의 스냅드래곤 / anandtech.com >

◆ 정부 '반도체 산업 재도약 전략' 발표...2025년 세계 점유율 2위 목표 

정부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시장점유율 세계 2위 달성을 목표로 ‘반도체산업 재도약 전략’을 세워 미래 지향적 원천 기술에 대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내 48개 중소 팹리스 기업과 78개 대학 연구실이 참여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학 협력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시스템반도체 R&D사업 핵심기술 분야 9개 부문을 선정했다.

정부는 올 3월, 반도체 연구 · 개발(R&D)과 반도체펀드 확충에 약 2천억원씩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우선 첨단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저전력 반도체 개발에 837억원, 초경량 반도체 설계에 1천 326억원, 메모리 · 시스템 통합설계기술에 4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석사과정을 신설하는 등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 개발 전문인력 2천 880명도 양성하기로 했다.

< 반도체 연구현장 / 삼성전자 뉴스룸 >

◆ 업계 "기술력 확보 전문인력 양성 시급"

우리나라의 입장에선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는 놓칠 수 없는 주요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트 플러스(Insight Plus)에 따르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15년 152억 달러 수준에서 2021년에는 약 246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부품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분야에 대응할 수 있는 MCU, 센서, 디지털 영상 신호처리 프로세서, 전력관리 칩, 무선커넥티비티 칩 등의 기술력 확보와 함께 설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내 중소 · 중견 규모의 팹리스기업들이 시설투자에 대한 부담 없이 R&D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환경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한 인수합병(M&A) 전략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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