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애플 공식 페이스북>

[뉴스비전e 정윤수 기자] 최근 애플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 아이폰에 대해 의도적으로 기기의 처리 속도를 낮춘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 이용자에게 의도적으로 불편을 초래해 새제품으로 교체하도록 노린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는 의혹은 지난 9일 소셜 뉴스웹사이트 레딧에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긱벤치 창업자 존 풀이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아이폰이 느려졌을 때는 아이폰보다 배터리를 교체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아이폰은 배터리와 기기가 일체형인 제품으로 단순 배터리만 교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의혹이 불거지며 여론이 악화되자, 애플은 결국 이러한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사진 / 애플 공식 페이스북>

애플은 20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아이폰에 탑재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잔량이 적거나 주변 온도가 내려갈 때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며, “아이폰이 예기치 않게 꺼지는 현상을 초래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와 iOS 11.2가 적용된 아이폰7에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표에 대해 더버지, 포브스 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더버지는 “애플이 새 아이폰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속도 지연을 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소비자에게 관련 내용을 미리 공지하거나, 동의를 얻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사실을 은폐한 것은 고객에게 사기를 친 것과 같다”며, “애플은 아이폰 성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내용을 사용자들에게 고지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아이폰 사용자들 역시 애플의 공식 입장에 대해 싸늘한 분위기다.

22일 애플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이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10명중 8명이 애플의 고의적인 아이폰 성능저하에 부정적인 응답을 했다. 응답자 중 "애플이 솔직했어야 했다"는 응답이 31.95%로 가장 많았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90%가 "애플은 고의적인 성능저하 사실에 대해 소비자에 알렸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한 아이폰 이용자가 애플을 상대로 고의적인 성능저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집단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배터리 수명 저하로 인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아이폰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먼저 필요했다고 애플의 태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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