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

지난 4월 경북 성주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된 후,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경제교류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70% 이상 급감했고, 중국에 진출해 있는 롯데의 경우 전체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에 이어 '중국사업 철수'까지 결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속에 필자는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화교에 주목하게 된다.

약 6천만명에 달하는 화교는 인구수로는 세계 25위 국가의 규모, 자산은 약 2조 5천억 달러 – 우리 돈으로 약 2천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남아시아에 골고루 퍼져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있는 화교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국가에서 그 나라의 경제를 휘어잡고 있다.

각국의 총인구에 대한 화교의 비중은 5% 내외로 높지 않지만, 경제적 영향력은 70~90%로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홍콩의 부동산 재벌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과 말레이시아 제1의 부호인 궈허넨 자리 그룹 회장, 태국 화빈그룹의 옌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사림그룹의 린샤오량 회장 등이 화교를 대표하는 경제계 거물로 동남아 각국에 자리잡고 있다.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커질수록 화교들의 경제적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천 5백여개의 화교 기업이 중국 13개의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약 3천억 위안 - 우리 돈으로 54조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드영향으로 중국진출에 애로가 많은 우리나라로서도 화교 자본을 한번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교들과의 경제적 교류를 펼친다면 지금처럼 중국과 직접적인 무역이나 경제활동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중국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지는 않을까?

또한 이를 통해 그동안 소원해졌던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교역을 활성화 시킨다면 중국과의 경제교류의 정상화와 함께 무역시장 다변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듯 하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사드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정부, 경제단체 등이 한데 모여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해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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