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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전e 이미정 기자]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1일 도내 유일한 도축장인 제주축협축산물공판장을 재가동해 3천12마리를 도축한 결과 ㎏당 평균 경락가가 8천869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돼지열병이 발생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평균 경락가 6천583원보다 무려 2천286원(34.7%) 오른 것이다.


역대 최고가인 2015년 9월 16일 7천300원에 비해서도 21.5%나 상승했다.


이는 당분간 도축물량이 줄어들 것을 예상한 육가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2일부터 4일까지 도축 예약을 받은 결과 2천200여마리에 불과했다. 제주도와 농협은 이 때문에 주말에도 도축장을 운영하려다 월요일인 4일 한꺼번에 도축하기로 했다.


돼지고기 도축이 크게 줄고 공급 물량이 달려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돼지열병이 발생한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의 B농장을 중심으로 방역대를 설정, 3㎞ 이내 위험지역에서는 30일, 3∼10㎞ 경계지역에서는 21일 동안 돼지 이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도내 전체 양돈농가의 절반이 넘는 154개 농가가 있고, 전체 사육두수 55만마리의 절반에 가까운 27만2천여마리의 돼지가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에 하루 2천여마리 정도가 도축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육가공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피서철을 앞두고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가축방역심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회의하고 돼지열병이 발생한 제주에 대한 백신 예방 접종 결정을 유보했다.


양돈 질병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축방역심의회 회의에서는 백신을 접종해서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와 추가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현재 확산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는 돼지열병이 발생한 농장 주변의 다른 농장에 있는 돼지들에 대한 임상과 역학조사 내용을 좀 더 지켜보고 내주 중 접종 여부를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30일 제주양돈농협과 한돈협회 제주지부 관계자, 농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을 논의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돼지전염병 청정지역'을 유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도는 가축방역심의회에 이 같은 농가의 뜻을 전달했다.


김익천 도 동물방역담당은 "현재까지 다른 농장의 돼지들은 모두 돼지열병과 관련된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차단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고, 농가들도 온 힘을 기울여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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