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등 수출효자 매출 7.4% 줄어
[뉴스비전e 김호성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도(2.1%)에 비해 크게 둔화한 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부문 매출은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0%로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업의 26.5%는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27일 '2014년 기업경영분석' 보고서를 통해 2014년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0.5%)보다 2.1%포인트 떨어진 -1.6%였다고 밝혔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1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후 처음이다.
이번 보고서는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중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영리법인 53만641곳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다만 임업이나 수도사업 등 영리법인 비중이 낮은 업종과 결산월이 1~5월인 법인,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지주사는 제외됐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등 수출효자 품목을 만드는 전기·전자 업종의 감소폭이 컸다.
2013년 전년 대비 4.6% 증가했던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은 지난해 7.4% 역성장했다.
또 비금속 광물(-3.1%)이나 석유·화학(-1.6%)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서도 매출액이 급감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원·달러 환율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스마트폰 매출이 줄어들면서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매출액도 -0.4%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대기업은 전체 산업 매출의 65%가량을 차지한다.
한계에 부닥친 제조업의 자리를 서비스업이 대신하지 못하면서 전체 산업의 매출 증가율도 1.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그나마 비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4.1%로 2013년(3.6%)에 비해 소폭 올랐다.
다만 혁신도시 이전과 주택경기 반등으로 특수를 누린 부동산·임대 업종은 16.1%, 음식·숙박업은 14.7%가 늘었다.
이처럼 기업의 매출이 뒷걸음질하는 현상은 '아베노믹스' 이후 매출이 늘고 있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일본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13년 2.5%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해 2.7%로 반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