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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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은 약 66세에 불과하다. 

문제는 66세 이후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이 83.5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돌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OECD 평균(81.1년)보다 2.4년 길었다.

이에 평균 17~18년 동안은 만성질환과 신체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고, 결국 타인의 돌봄에 의존하게 되기에 '비건강수명'을 줄여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늘리는 것이 초고령사회를 맞아 국가의 시급한 과제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요즘 “70세가 넘으면 정기검사도, 병원도 가지 않고 자연스럽게 떠나고 싶다”는 분들이 많다.

언뜻 들으면 체념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보면 그 속에는 ‘삶의 질’을 중시하는 지혜로운 태도가 담겨 있다.

의학의 발전 덕분에 인간의 수명은 길어졌지만,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이다.

나이가 들수록 무리한 치료와 검사는 때로 삶의 평온을 깨고, 불안과 고통만 늘릴 때가 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려 한다.

그런 선택은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자연을 존중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삶의 철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사’와 ‘방임’은 다르다.

검진과 치료를 모두 거부하기보다, 통증을 줄이고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관리는 필요하다.

혈압·당뇨 같은 기초 건강을 챙기고, 마음의 안정을 돕는 진료는 삶의 질을 지켜주는 필수 조건이다.

이것은 생명 연장이 아니라 ‘삶의 존엄’을 위한 관리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병원에 가느냐, 안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죽음을 내가 원하느냐’, 그리고 그 선택을 스스로 결정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다.

이것이 바로 ‘웰다잉(Well-dying)’의 핵심이다.

인생의 후반부는 새로운 시작이자, 돌아봄의 시기이다.

70세 이후의 삶이 단지 기다림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고 관계를 되돌아보며, 자신답게 마무리하는 시간이라면 그 자체로 아름다운 완성일 것이다.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품위 있는 노년의 시작이다.

웰빙이 웰다잉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아니다. 건강 세계관은 관리의 언어이자, 삶의 태도다. 

습관과 자세를 고치면 몸이 그 언어를 따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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