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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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향후 5년 동안 매년 최소 10%의 경제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웠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베트남 공산당은 10월 15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의 경제 발전 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베트남은 “앞으로 5년 동안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할 수 있지만,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연평균 최소 10%의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다.

최근 몇 년간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중 하나로 꼽히지만, 아직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적은 없다. 현재 설정된 목표는 이전 5개년 계획의 성장 목표(연 6.5~7%)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베트남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6.5~7%의 성장을 목표로 삼았으나, 실제로는 약 5.7%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은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는 한층 더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초안은 또한 '2030년까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8,500달러(약 1만 1,010싱가포르달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담았다. 이는 현재 목표치인 4,700~5,000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 문서는 오는 12월 열릴 베트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해당 회의에서 향후 5년간 국가 전략과 주요 경제정책이 확정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문서 초안은 “향후 5년 동안 베트남이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일부 분야는 지난 5년보다 더 심각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은 현재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으로부터 2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으며, 이는 수출 중심 경제 구조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밖에도 기술 낙후, 급속한 고령화, 기후 변화, 자연재해, 부패 리스크 등 구조적 문제 역시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문서는 “국제 정세가 전례 없는 복잡한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강대국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쟁 발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공산당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민간 경제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국가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인프라 및 공공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재정 적자가 GDP의 약 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행 3.1~3.2%보다 높은 비율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이러한 정책을 실행할 충분한 재정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베트남의 공공 부채 비율은 여전히 GDP의 35% 미만으로, 추가 지출을 감당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베트남이 동남아 경제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정학적 위험, 무역 마찰,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이 향후 베트남 성장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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