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정체성에 대한 힘겨운 도전

AI 시대의 문은 이미 열렸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자동화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그랬듯이 기술의 발전이 곧 인간의 진일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산업혁명도, 인터넷 혁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AI 시대, 인간은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첫째,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이다.
AI가 던져주는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인간은 스스로의 사고 능력을 포기하게 된다. 데이터의 편향, 알고리즘의 윤리 문제, 기술 독점의 위험을 읽어내는 힘이야말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는 첫 단추다.
둘째, 창의성(Creativity)이다. AI는 기존 데이터를 재조합하는 데 탁월하지만, 인간만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낼 수 있다. 예술, 발명, 새로운 문제 해결 방식이 모두 여기서 나온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혁신의 불씨는 여전히 인간의 상상력과 그동안의 학습능력에서 시작된다.
셋째,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다. 자동화될 수 없는 영역은 인간 관계와 감정의 세계다.
설득, 공감, 리더십 같은 역량은 데이터의 계산으로 절대 대체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계가 일상으로 들어올수록, 사람을 이해하고 이끄는 능력은 더 큰 가치를 갖게 된다.
넷째, 적응력(Adaptability)과 평생 학습(Iifelong Learning능력이다.
한 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버티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 이제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새로운 기술을 계속 배우는 유연성이 생존의 조건이 됐다. 개인의 경험이나 경력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 될 것이며, 배우지 않는 자는 도태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데이터 리터러시(Digital Data Literacy)다.
AI의 언어를 모르는 사람은 AI 시대의 문맹이 될 위험성이 크다. 코딩과 데이터 분석이 모든 이의 전문 분야가 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이해와 활용 능력은 개인의 권리이자 생존 도구가 될 것이다.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혁명이 아니라 인간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다. 우리 모두가 이 다섯 개의 기반위에 서지 못한다면, 우리는 기술의 주인이 아니라 기술의 피지배자가 될지도 모른다.
바야흐로 미래를 버틸 힘은 기술이 아니라, 결국 인간 자신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다. <김창권 大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