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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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9월 3일 보도를 통해, 보잉의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겹치면서 전 세계 항공 제조업에 심각한 생산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항공사들이 필요로 하지만 확보하지 못한 항공기는 5,000대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유럽 전역에서 운항 중인 항공기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IATA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항공사들이 수요를 충족하려면 약 1만6,004대의 신규 항공기를 인수했어야 하지만 실제 인도량은 1만720대에 불과했다. 그 결과 약 5,284대의 ‘인도 격차’가 발생했으며, 이는 팬데믹 기간 동안의 생산 급감과 이후 더딘 회복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이 격차를 단기간에 해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보고서 저자인 IATA 이코노미스트 마르체이 발다인은 “현재 인도 속도를 유지한다면 정상화까지 최소 6~9년이 걸리며, 항공기 부족 현상은 2031년에서 2034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5년간 연평균 2,100대의 항공기를 안정적으로 인도해야 하지만, 보잉과 에어버스는 여전히 2018년 당시 연간 1,580대 수준의 생산량조차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항공기 부족은 항공사 경영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신규 노선 확대나 운항 규모 확대가 제한되면서 수익 기회가 줄었고, 노후 항공기 교체가 지연되면서 연료 효율성과 탄소 배출 감축 노력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항공기의 평균 기령은 2007년 14.5년에서 2018년 13년으로 낮아졌으나, 최근 다시 15년으로 높아져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세대 항공기인 에어버스 A320neo, A330neo, A350, 보잉 737 맥스, 787 등은 기존 모델 대비 연료 효율이 15~20% 향상됐지만, 인도 물량이 부족해 2024년 기준 이들 모델이 전체 항공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여기에 더해 수백 대의 항공기가 엔진 결함 문제로 운항을 중단했고, 부품 부족으로 정비 주기까지 지연되면서 업계 전반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IATA는 “세계 항공 산업의 장기적 성장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항공기 공급 정상화가 필수적”이라며, 항공 제조업계의 안정적 생산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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