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율도 17%. 끝없는 추락 어디까지 - - -

2025년, 새로운 슈퍼맨 영화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임스 건 감독이 새로 만든 ‘슈퍼맨: 레거시’다.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영화쿠폰을 지급한 이유도 있지만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더 이상 철 지난 영웅 서사에 머물지 않는 탓이다. 자신이 진짜로 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슈퍼맨의 마력에 빠져드는 것이다.
지금 정치 상황도 유사하다. 특히 야당이 그렇다. 당 해체의 위기에 빠진 국민의 힘에는 탄핵의 강을 건널 슈퍼히어로의 등장이 절실하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비관적이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30여년 전 슈퍼맨 버전을 반복 재생하고 있는 듯하다.
“또 누군가가 나타나 구해주겠지.” 아직도 정말 어처구니 없는 기대를 하고 있다. 심하게는 초식공룡이란 표현도 등장한다. 꼬리까지 다 잘려나가고 몸통은 곧 쓰러지는 상황인데 인지를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위기가 터질 때마다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누구를 데려올까?" "대권주자가 필요해." "영웅이 등장하면 민심이 돌아설 거야."
누구나 아는 슈퍼맨처럼 망토를 두르고, 하늘에서 내려와 한 방에 살려줄 리더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현주소는 슈퍼맨을 기다리는 시민의 간절함이 아니다. 슈퍼맨을 흉내 내는 한심한 정당의 모습이다.
그래서 이제 2025년 8월 한국 보수정치판에서 ‘구원자 등장’이라는 기획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같다.
민심은 이미 돌아섰다. 보수 진영의 핵심 지지층 조차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최근 당 지지율도 17%. 20%를 밑돈지 오래다. 끝없는 추락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그런데도 전당대회 장 주변은 여전히 슈퍼맨 1편, 2편, 3편의 낡은 VHS 테이프만 돌아가고 있다.
2025년 판 슈퍼맨은 어떤가? 적과 싸우는 장면도 볼만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체성의 혼란과 가치의 재정립이다. '힘'으로만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는 세상에서, 슈퍼맨은 자기 역할을 다시 묻는다.
과거 영웅 서사의 유산을 어떻게 넘길 것인지, 지금의 혼란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거대 여당을 견제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는 소수 야당도 마찬가지다. 작동하지 않는 당 시스템, 수직적인 당 구조, 공천 룰의 불신, 기득권 싸움, 무엇보다도 정치적 무능과 무책임을 깨고 나와야 한다.
정당의 엔진을 교체하고 낡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민심의 언어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 그걸 하지 못하면 당분간 승리의 기쁨은 누리기 힘들 것이다.
다가오는 8월2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선 김문수, 안철수, 장동혁, 조경태후보(가나다순)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들의 레거시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반복해온 '구원자 소환'의 서사를 계속 써내려 갈 것인가? 아니면 진짜 보수 정당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
슈퍼맨 놀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역사의 주인공으로 거듭 났던 야당, 3김시대가 문득 떠올랐다. 당시 그 모습을 발견할 수 없어 씁쓸한 느낌을 지울수 없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 싶다. <김창권 大記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