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인생은 채우며 비우면서 길을 가는 소풍이다.

결국 인생의 종착역엔 어느 틈에 평준화 되면서 1등실도 따로 없다. 

60대는 직업의 평준화, 70대는 건강의 평준화, 80대는 생명의 평준화라 하지 않는가? 

잘 나고 못나고는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을 아등바등 살다보니 어느새 종착역엔 다 도착한다.

품 안에서 벗어나고, 조직에서 벗어나고,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고, 

미움도 짐도 벗어 버리고, 원망의 괴로움은 끊어 버려서, 배낭을 가볍게 하여 불필요하고 과도한 탐욕이나 욕심을 버리자. 

비움은 새로워지는 일이다.

비우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놓으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지나간 마음을 버리면
싱그러운 생각이 차오른다.

내려놓은 자리에 꽃이 피고
텅 빈 마음에 빛이 들어온다.

잡고 있던 어제를 놓으면
다가오는 내일이 웃는다.

비움으로써 다시 채워지고
그렇게 삶은 또 새로워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늙어가며
인생의 배낭 속에 즐길 것, 낙(樂) 하나는 꼭 들어 있어야 한다. 

낙(樂)이 없는 인생은 사는 게 아니라 생물학적인 연명뿐이다. 

등산의 쾌감을 흔히들 "마운틴 오르가즘"이라고 한다. 

등산이든 무슨 취미든 최고의 낙(樂)이 오르가즘 아닌가?

낙(樂)이 없는 인생은 권태의 연속뿐이다. 사는 방식에 따라 그 맛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똑같은 소금도 대상에 따라서 효과가 달라진다. 

미역에 뿌리면 팔팔하게 살아나지만 배추에 뿌리면 시들시들 죽여 버린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사는 방식과 일하는 자세에 따라 결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즐겁게 사는 사람은 즐거울 낙(樂)이요, 불평하고 사는 사람은 괴로울 고(苦)로 바뀌어진다. 

자기 배낭 속에는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게 마련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는 법이다.

하는 일을 즐기면 재미가 생기고 결국 의미를 느끼게 되어 바라는 바를 달성하기 마련이다.

전용철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