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사전적 의미는 뛰어난 설득으로 타인 마음을 움직여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하고 그 사람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일은 직장에서, 심지어 연인 사이에도, 무작위로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는 보이스피싱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특히 종교계, 또는 무속인들 사이에서 빈번히 일어나는데, 소위 무슨 무슨 《영적 권위》란 것을 앞세워 이단과 사이비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현상 혹은 넌지시 이용해서 타인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종하려 하는데 그것이 바로 ‘영적 가스라이팅’이다.
때로는 설교나 상담, 그리고 이른바 《영적 은사》라는 미명하에 얼마든지 가스라이팅에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조심해야 할 일》이다. 가스라이팅을 안 당하려면 일단 《건강한 자아상》과 《분별력을 키워야》 한다는 두말 할 필요조차 없다.
건강한 자아상은 주체성을 말하고, 분별력은 이 세상에 ‘속임’과 ‘강압’으로 교묘히 꾀거나 은근히 불안과 두려움, 염려와 같은 것으로 압력을 가하는 사탄의 세계를 분별하는 것을 말한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은 세밑 탄핵정국에서 국내 포털사이트를 통해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무당, 주술, 가스라이팅이란 단어다.
야권 정치원로 유인태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인 지난 11월 14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한때는 사람들이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못하는 것 아니냐’ 했는데, 지금은 그런 정도가 아니고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어떤 영적인 세계에 포획돼 있는 게 아니냐, 수신제가가 문제가 아니고 거기서부터 좀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질타했다.
“완전히 김건희 여사의 논리, 그리고 어떤 영성의 세계라고 하는 데 대통령마저도 완전히 이렇게 푹 빠져 있구나. 저기에서 벗어나는 게, 그래서 보통 사람의 상식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미리 경고한 적이 있다.
그는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있지 않느냐”며 “‘천공 스승’이랄지 ‘건진’이랄지 이런 분들의 세계”, “그러니까 ‘명태균 선생’한테 완전 의지하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대통령마저 거기에 완전히 소위 가스라이팅이 된 게 아니냐.”며 “거기에서 좀 벗어나서 보통 사람의 상식을 찾아주지 않고는 국정이고 모든 게 하나도 풀리지 않지 않겠느냐.”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와중에 윤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했던 인물들을 둘러싼 수사와 논란이 불거지면서 영적 가스라이팅에 대한 사례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대선 당선 전 윤 대통령과 연락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무속인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 등이 공교롭게도 일제히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명씨는 공천개입·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역술인 천공도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윤 대통령 앞날을 낙관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 눈총을 사고 있다.
천공은 지난 12월 18일 영상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 “윤 대통령이 굉장히 힘들지만, 공부하는 기간이다. 3개월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힘을 보태줄 것”이라며 “동지(冬至)를 기해서 살살 정리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에서 파생된 일종의 영적 가스라이팅 논란이 자칫 여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와 관련 “명태균·건진법사의 경우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러 여권 인사들과도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추가 의혹이 이어진다면 탄핵 국면과 맞물려 허약해진 보수 진영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2024년의 대한민국은 정치와 무속, 주술이 혼재된 기이한 풍경 속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중요한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그 배경에 무속과 주술적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한덕수 총리의 부인은 무속에 심취해 있으며, 이는 내란수괴 혐의 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 및 장모 최은순 씨와 연결되어 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한덕수 총리가 부인의 영향을 받아 정치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지경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 운이 좋다.”는 점괘를 이유로 버티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윤석열과 보수 진영이 내년 대선을 겨냥해 무속적인 결속과 시간 벌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은 단순한 정치적 논란을 넘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윤석열이 이른바 ‘버거 보살(전 정보사령관)’로 불리는 민간 무속인을 동원해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는 단순히 무속적 신념을 넘어 헌법적 절차와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으로 해석된다. 무속이 국가의 비상 상황 관리와 결부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과 의구심은 점차 증폭되고 있다.
전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점집을 운영하며 주요 인사들과 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는 ‘무속 내란’이라는 비판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과 국민적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로, 더 이상의 묵과는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태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기고 토론장에 나온 윤석열의 무속 의존은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윤석열뿐만 아니라 그의 부인 김건희 씨 주변에는 건진법사, 천공, 등등 숱하게 많은 무속인들이 주변을 맴돌고 있다.
무속과 주술이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다. 지도자 개인의 믿음은 사적인 영역에 머물러야 하며, 국가 운영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기반해야 한다. 무속적 믿음으로 비상계엄에 친위 쿠데타까지 저질렀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대한민국은 무속과 주술의 그림자를 떨쳐내야 한다.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개인적 신념과 공적 의무를 명확히 구분하고, 국가를 위한 합리적이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국민은 “내란범들이 나라가 마비되든 말든 처벌을 피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버티고 있다.”면서 이 지경으로 이기적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차고 있다. 지난 24일 윤석열 부부가 용산 관저에서 성탄 예배를 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기 반대하는 사람들을 배에 싣고 나가서 죽이려고 했던 사람이 목사를 집에 불러 성탄 예배를 보다니 소름이 끼친다.”고 한다.
- 무속과 주술로 포획된 세계에서 벗어나야
천공 등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100일 후 부활설’을 아직도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게 주변의 시각이다.
2024년도 사흘만 지나면 마무리된다. 이제 남은 며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결정적인 시험대다. 무속과 주술로 포획된 세계에서 벗어나, 합리와 원칙에 기반한 국정운영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주술 속에서 이들의 얘기를 듣고, ‘나는 시간만 벌면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덕수 총리와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되찾고 무속과 주술에 빠져 내란까지 일으킨 윤석열 부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지금이라도 제자리로 돌아와야만 한다. 그것이 늦었지만 국민의 마음을 그나마 얻는 길이다.
야당인 민주당도 이 같은 탄핵정국에서 정권을 가져오는 데에만 급급하지 말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2024년을 지혜롭게 보내길 거듭 당부한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