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의 골프 논란이 연일 여의도 정가를 또 한바탕 시끄럽게 하고 있다.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도 당연히 주말에 골프를 칠 수도 있다. 문제는 거짓말이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 논란에 대해 “휴일에 친 것이고, 군 통수권자가 군 시설에서 운동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라고 반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여기에다 대통령의 골프 연습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을 앞두고 외교 대비 차원이라는 입장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위기 상황 속에 골프 라운딩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대통령이 골프를 친 시점이 지난 10월이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심지어 4월부터 골프 라운딩이 이어져 왔다는 증언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골프를 친 사실여부에 대해 일절 대응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파장이 커지자 정면으로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해명에 대한 여러 의혹은 여전하다. 일례로 지난 11월 9일 대통령이 서울 태릉 체력단련장에 골프를 치러 가는 장면이 모 방송사 취재에 포착되면서 대통령실의 입장은 변명을 떠나 구차하고 옹색하기 그지없었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골프 연습 논란과 관련 “골프 외교도 있다고 할 정도로 대통령의 스포츠 활동은 보통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통령의 골프 연습 취재 과정에서 일어난 과잉 대응 논란에 대해 경호처 고위관계자는 “이번 일은 일반적인 장소가 아니라 울타리 밑에 엎드려 있는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적발한 것”이라며 “현장에서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솔직히 인정하기보다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이른바 ‘물타기’ 시도라는 지적도 지배적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 이전부터 수차례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은 올해 8월 31일부터 9월 28일, 10월 12일, 11월 2일, 11월 9일 등 토요일마다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10월 12일은 북한이 남측으로 ‘쓰레기 풍선 도발’을 한 날인 데다가, 11월 9일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한 직후라 과연 그 시점이 적절했느냐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도 대통령이 부적절한 골프 라운딩 사실을 덮으려고 ‘거짓 해명’을 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은 대통령이 지난 10월 12일 서울 태릉 체력단련장 골프 라운딩으로 당일 예약이 취소된 팀이 무려 10개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쯤 되면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이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한마디로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 논란은 국민의 정서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시각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자와의 외교적 목적’을 내세우기에도 설득력이 크게 부족하다. 10% 중반에 머물러 있는 대통령의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질지 대통령실은 곰곰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이 시점에서 대통령의 골프 논란을 떠나 대통령실의 뻔한 거짓말이 오히려 국민을 더 화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창권 대기자 ckckck1225@nv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