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도 스포츠공공외교 중요성 역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로팀의 유망주, 메이슨 그린우드(20세)가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체포되었다. 여자 친구는 개인 SNS를 통해 폭행당한 증거와 협박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하지만 그린우드는 아직 이 주장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맨유는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그린우드를 훈련이나 구단과 함께 뛰지 못하게 하는 등 발빠른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전했다.   이와 관련  나이키 스포츠는  그린우드와의 관계를 중단했고 EA 스포츠는 그를 FIFA 22 게임에서 제외시켰다.

이러한 신속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스타들이 반사회적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에 대해서 열성팬들까지 가세했다.  일부 맨유 팬들은 65파운드(약 10만 5,000원)짜리 그린우드가 새겨진 유니폼을  불 태웠다. 소속팀 맨유와 그의 팀 동료들도 빠른 ‘그린우드 지우기’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일부터 맨유 공식 스토어에서 그린우드 관련 상품을  삭제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폴 포그바 등 팀 유명 동료들도 그린우드와 SNS 팔로우를 끊었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스폰서뿐 아니라 클럽과 유명 선수들이 자신의 민간공공외교적인 역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사회적 인식이 얼마나 엄격해졌는지 인식해야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유명 스포츠 구단은 그들의 선수나 코치들이 이와 같은 유사한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이번 영국 사례와 다르게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고CNN은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전미여자축구리그(NWSL) 남자 코치 여러 명이 선수 일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코치  생활을 계속 즐겼다. 추후 뒤늦게  감독과 리그 커미셔너는 사임했다.  

여자테니스협회(WTA)는 테니스 스타 펑솨이(36세)가 전 중국 정부 고위관료 성폭행 혐의를 폭로했다가 세간의 이목을 끌자 중국 대회만을 모두 중단했다. 하지만 그러한 미온적인 조치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학원(SOAS)에서 외교학을 가르치는 J. 사이먼 로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지 144년 된 클럽의 가치, 문화적 유산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공동체, 영국 축구, 그리고 영국을 더 폭넓게 대표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른바 영국 소프트 파워에 대한 외국의 여론을 의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그린우드의 사건 발생 후 구단, 팀, 동료, 팬들이 보여준 반응은 향후 유명세를 타고 있는 프로선수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전망이다.  

권원배 기자 kwbman@nvp.co.kr

저작권자 © 뉴스비전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