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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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지구촌은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해 정치 경제, 국제교류 등에서 심각한 정체 현상을 겪었다. 2021년은 국제적 교류장애속에 미중 갈등과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일부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위기 현상도 노정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당연히 비전통적 안보문제인 기후변화나 사이버 안보, 식량 확보 문제 등은 소홀히 취급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 위기의 상황에서 2022년 새해는 어떠한 국제정세가 전개될지 전망해 본다.

◇ 외교 및 안보 정세

2022년 국제정세는 미군 철수 후의 아프가니스탄과 쿠데타 정권의 미얀마 등의 정세 불안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가 큰 관전 포인트이다. 물론 미중 갈등의 파고는 지구촌의 지각변동을 유발하는 인자로서 세계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쿼드체제 강화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역동성을 제고하고, EU 정상회의와 G7 등 다양한 민주연합 플랫폼을 결성하여, 유럽 제국을 대중국 견제의 버팀목으로 활용할 것이다.

특히 오커스(AUKUS)와 파이브 아이즈(5 EYES )의 역량 과시 차원에서 호주의 군사력 증강과 미국의 전략자산 호주 배치 등을 도모할 것이다. 이에 맞서 종신 집권을 꿈꾸는 “중화 황제” 시진핑은 집권3기 체제를 굳히고, 사회주의국가들과 반미노선 및 사회주의 통치이념을 공동의 가치로 미국에 대항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와는 외교, 경제, 군사적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고, ‘일대일로’ 정책을 대유라시아국 견인에 십분 활용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스리랑카의 ‘함반토타하’와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에 중국 군함을 기항시키거나 대만해협에 대한 각종 군사위협으로 맞설 것이다.

게다가 중러 양국은 상하이협력기구(SCO)를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 및 오커스(AUKUS) 체제의 대응마로 활용하는 카드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미중 양국은 작년 11월 15일 정상회담에서 무역 및 인권문제 등에서 이견을 표출했으나, 상호 갈등심화는 불원한다는 메시지도 있었다는 점에서 올해도 극단적인 대립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러 관계는 NATO가 러시아의 요구대로 NATO 확대를 중단하면 모르되, 그렇지 않으면 과거 소비에트 연방에 향수를 느끼는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허나 미국은 대중국 패권경쟁 집중을 위해 러시아와의 갈등 요인을 감소시켜야 하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문제를 잘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을 기초로 쿼드 체제의 중추국으로서 대중국 견제에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경제 및 기후문제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는 사안별 협력 관계를 도모하여, 중국과의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할 것이다.

한편 2022년 동북아 정세는 한국의 대선, 중국의 20차 공산당 대회, 미국의 중간 선거 등 굵직한 정치행사가 여하히 진행되는가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0년 초 이래 북·중 국경 봉쇄의 고립 정책 속에 체제 유지를 위한 사상 강화와 자립갱생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평양은 올해도 ‘김정은 신격화”에 주력하면서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여전히 미사일 도발행위로 대미, 대남 압박 전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문제는 한국의 대선결과에 따라 크게 변화할 것이다. 민주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면 문재인 정부와 유사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지속할 것이나, 국민의 힘이 정권을 잡으면 대북 정책은 180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양국이 대내외 입지 강화를 위해 상호 상대국에 대한 기선제압용 압박 스텐스를 취하고 있어, 동북아에서 미중 갈등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는 러시아를 필두로 중국, 미국, 북한이 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는 바, 이러한 한반도 주변 강국들의 첨단 군비경쟁은 북한핵과 더불어 동북아지역의 거대한 안보 딜레마가 될 것이다.

유럽제국은 미국의 민주적 가치 동맹에 동조하면서도 첨예한 미중 전략경쟁 사안에 대해서는 영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국가가 자국의 핵심이익에 부합되는 균형 외교의 노선을 견지할 것이다.

이런 구도하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러시아와 미-유럽 제국간의 대립으로 확대되는 도화선이 될 공산이 커서 주목되고 있다.

중동 정세는 미군의 아프간 철군 이후 동 지역 내 수니파와 시아파의 이슬람 종파간 대립과 탈레반과 이슬람 국가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을 이용하여, 러시아와 중국은 중동 지역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호시탐탐 개입 명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 경제 및 비전통 안보 정세

세계 경제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의 치명적 영향으로 당분간 더 불안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이미 코로나19 사태의 비상 대책으로 재정 파탄의 지경을 무릅쓰고 대국민 지원 예산을 투입하여, 글로벌 물가상승(인플레)이 만연되고 있다. 이에 선진국들은 통화공급 축소와 함께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응 조치는 당연히 신흥국가들의 금융 상황을 악화시켜 경제성장 둔화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기술동맹 강화와 국제 공급망(Supply Chain) 조정은 중국의 첨단산업자원 수출 금지를 유발할 것이다. 이 경우 국제경제는 대혼란의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비전통 안보문제 측면에서 보면, 전 세계에서 3억여명이 감염되고, 530여만명을 사망시킨 코로나19는 202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기후문제는 제26차 당사국회의(COP26) 이후 새로운 기후체제 이행에 따라 에너지 수급 문제가 난제로 등장할 것이다.

게다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개도국 지원자금 이슈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세계 도처에서 ‘사이버 안보위협’이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찍이 <J. 패트릭>은 “고통은 사람을 생각하게 만들고, 생각은 사람을 지혜롭게 만든다”고 했다. 2022년에도 미중 패권경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지역분쟁과 코로나 지속으로 세계는 대 혼란과 고통으로 신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의 모든 인류가 힘을 합쳐 코로나 퇴치와 분쟁해결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한형동 칭다오대학 석좌교수 hanhd@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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