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열화 수준 기준으로 통일된 산정 방식 적용
‘모비’, 차량용 배터리 열화 수준 파악해 수치화하는 시스템 개발

전기차 배터리/사진=픽사베이
전기차 배터리/사진=픽사베이

포드 자동차, 덴소(DENSO) 등 100여 개 기업과 단체가 순수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와 재활용에 대한 가치 산정 기준을 통일할 예정이라고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닛케이 신문은 현재 폐배터리 가치를 산정하는 통일된 기준이 없어 앞으로 ‘열화(degradation)’ 수준을 기준으로 통일된 산정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3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통일된 거래 기준이 마련되면 중고시장을 활성화하고 전기차 교체를 촉진할 전망이다.

전기차 관련 국제기구인 ‘모비(MOBI, Mobile Open Blockchain Initiative)’가 차량용 배터리 열화 수준을 파악해 수치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이르면 2022년부터 기업과 단체가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모비는 또한 전기차 주행거리와 사용 연도 외에도 배터리 온도 변화와 전압 등 데이터를 수집해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이를 기반으로 관련 데이터를 입력해 배터리 열화 상황을 수치화해 배터리 가격을 계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포드, BMW, 혼다 등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덴소, 도요타 산업(Toyota Industries Corporation), 이토추상사(伊藤忠商事) 등도 모비에 가입했다. 또 유럽 자동차 업체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도 가세해 모비가 중고 배터리 거래 국제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고 전기차는 휘발유 중고차처럼 중고차로 재판매하거나 배터리를 분리해 다른 전기차나 가정용 축전지 등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 충전으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 폐배터리를 거래할 경우 통일적인 정가 기준이 없어 중고차 판매 가격이 배터리 소모량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다.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 비용 원가의 약 30%를 차지하며 신차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이지만, 중고 전기차는 휘발유차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차종의 인기도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어 배터리와 관련이 거의 관련이 없다.

세계적인 ‘탈탄소’ 물결 속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 시장 분석 업체 LMC 오토모티브는 2030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지난해 13배인 2891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차량용 배터리 수요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Japan Economic Center)는 지난해 1조 8400억 엔(약 18조 8445억 원) 규모의 차량용 배터리 시장이 2030년 3배인 6조 3500억 엔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대중화에 따라 폐배터리 시장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배터리의 정확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으면 중고 전기차와 배터리 유통 과정에서 배터리 상태에 따라 가격을 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다시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앞으로 중고 전기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배터리 재활용과 회수 방법 확립이 업계가 당면한 과제로 떠오른다. 닛산 자동차는 자회사 4R 에너지와 협력해 차량용 배터리 회수,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닛케이 신문은 배터리 가치를 계산할 수 있으면 배터리 재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 더욱더 효율적인 자원 재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영 기자 chosy@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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