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라질을 '여행 금지국'으로 지정하자 월드컵 예선 경기 출전 불허
브라질, FIFA 규정 운용하면서 PL 8명의 자국 선수 5일간 출전 정지 요청
결국 FIFA가 나서서 갈등 봉합 기대

브라질 축구연맹이 FIFA 측에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는 8명의 브라질 국적 선수에 대한 주말 경기 출전 금지를 요청하면서 미묘한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FIFA 규정에 따르면 해당 국가에서 월드컵 예선전 참가 등 국가대표 차출 요청이 있을 경우 선수의 출전을 보장하도록 되어 있다. 문제는 코로나 19의 재 확산으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 클럽들이 이번 달 영국 정부가 ‘여행 금지(레드 리스트)’ 국가로 선정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 및 기타 국가 선수들의 자국 월드컵 예선전 경기출전을 불허하였다. 영국 프리미어 각 클럽들의 이런 조치는 애당초부터 해당국에서 국제대회(A매치) 참여 요청이 있을 경우 선수들을 보내주도록 하는 피파의 규정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브라질 축구 연맹은 어쩔 수 없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소속 선수 없이 다른 대체 선수들을 발탁하여 이번 월드컵 예선전을 치를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어길 경우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해당국 축구연맹은 국가대표 경기 종료 후 5일 동안 출전금지 요청을 할 수 있다는 FIFA 규정이 있다. 출전 정지 대상인 선수는 리버풀 소속(알리송, 파비뉴 ,피르미노), 맨시티(에데르송, 가브리엘 제수스), 첼시(실바), 맨유(프레드) , 리즈(하피냐) 등 총 8명이 이에 해당되었다.
7일(현지 시간) BBC 스포츠에 따르면 "브라질은 FIFA 측에게 해당 선수들에 대한 5일간 출전 금지 명령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해당 선수들은 이번 주말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출전 금지 명령은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축구 연맹이 자국 선수에 대해 일시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인용하면서 8명의 브라질 선수들이 이번 주말 프리미어 리그 경기에 출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티아고 실바(첼시)와 프레드(맨유)가 다음 주 화요일 챔피언스 리그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맨시티는 특히 에데르송 골키퍼가 출전 금지 명령을 받고, 잭 스테픈 백업 골키퍼마저 코로나가 확진된 상황에서 3번째 선택지인 스콧 카슨 골키퍼를 기용해야 할 판이다. 에버튼의 공격수 히샤를리송 역시 브라질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었으나 에버튼에 의해 제지당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히샤를리송에 대해서는 출전 정지 요청을 하지 않았다. 사유는 히샤를리송이 지난달 올림픽 무대에서 브라질을 대표하여 뛸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축구 전문 매체 90min도 이번 조치로 인해 브라질 선수들을 기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프리미어 리그는 너무나 뜻밖의 일이라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향을 받는 모든 클럽이 희망을 저버리진 않았다.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모든 클럽은 피파의 결정에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결국 FIFA가 나서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축구 전문 매체들은 이구동성으로 " 클럽측에서 볼때는 한 경기 징계(5일간)를 받는 불이익이 A매치에 차출된 뒤 소속팀에 돌아와서 자가격리 10일을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규정의 헛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경기 중 브라질 보건당국 직원들이 월드컵 진출 예선전에 난입하여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 중 마르티네즈, 로메로, 로 셀소 선수들이 격리 규율을 위반한 혐의로 연행됨에 따라 경기가 중단된 일에 연이어 나타난 코로나19 사태로 벌어진 결과여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결국 FIFA의 슬기로운 해법을 프리미어 리그 클럽이나 선수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권원배 기자 kwbman@nvp.co.kr
